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경제의 도전과 위협(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경제의 도전과 위협(사설)

입력
1992.05.21 00:00
0 0

예부터 상인으로 동양에서는 중국,서양에서는 화란을 쳤다. 우리는 중국의 상재를 너무나 과소평가 했다. 아니 중국과 그 잠재력을 지나치게 가볍게 봤다. 인구 10억의 광활한 대륙국가 중국의 지평이 한국에게도 열릴때 무한의 시장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우리는 아직 중국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길잃은 거룡이었던 중국은 등소평의 개방정책 20년만에 경제적으로 이륙,공룡이 되어 한국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한국상품은 의류,완구,신발,섬유 등 노동집약적 제품에서 뿐만 아니라 라디오,전기 다리미,토스터,전자레인지 등 저기술의 전자 및 전기제품들에서도 중국산에 완전히 밀리고 있다.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일 등지에서 중국에 압도당하고 있을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국내 시장에서도 농산물과 잡제품은 중국산이 판을 치고 있다. 시장개방과 관련,정부와 민간 생산업체들은 미,일,유럽 등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공세만을 의식하고 있는 사이에 염가의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휩쓴 것이다. 농산물은 국내 인건비의 폭등과 농촌인력난으로 중국산과는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하다. 그렇다고 국제협정 때문에 열어놓은 시장을 마음대로 닫을 수도 없다. 이것을 이용한 무분별한 수입이 농촌경제의 피폐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우리는 중국,동남아 국가 등 후발개도국들의 추적을 우려하여 미·일·EC(구공시) 등 선진국 대열에 서둘러 따라 붙어야 한다는 것을 간파,관·민 스스로 기회있을 때마다 이를 역설했다. 그러나 88년 서울 올림픽과 그후의 과열경기에 몰입,정부·기업·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거품경제의 환각에 도취하고 있는 사이에 선진국은 따라 잡지도 못하면서 중국 등 가공할 후발개도국 그룹에 목덜미를 잡히게 된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위협은 우리에게는 정말 심각한 것이다. 중국을 아직도 맞수가 되지않는 후발개도국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면 빨리 환상에서 깨나야 한다. 10억 인구의 생활수준이 한국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할지 모르나 중국의 경제력 그 자체는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7백19억달러로 한국의 7백18억7천만달러를 상회했다.

무역수지의 경우 한국은 무역적자가 약 1백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중국은 흑자 81억달러였다. 경제가 일단 이륙하기 시작하면 상당기간 고도성장한다는 것을 한국경제가 예시한바 있다.

중국은 거의 무진장한 값싼 인력,광대한 토지,풍부한 자원 등 경쟁잠재력이 거대하다. 한국상품과 농수산물에 대한 압박이 가속화할 것은 확실하다. 공룡에 의해 압사하지 않으려면 왕도는 없다. 경제의 고도화·선진화를 서두르는 수 밖에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