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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위기의식 「지분확보」 공세/민주당 계파간 불협화음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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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위기의식 「지분확보」 공세/민주당 계파간 불협화음 안팎

입력
199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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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잃는다” 요구 강화/신민계선 “양보 한계” 반발/전당대회 절차도 새 논란… 파장 불가피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야당의 민주적이고 화합된 모습을 과시,대선승리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민주당의 청사진이 전당대회 절차를 둘러싼 신민·민주계의 불협화음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계가 19일 ▲공정한 경선분위기 보장 ▲김대중대표의 대선이후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 ▲대통령후보·최고위원 선거 분리실시 등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표면화된 양계파간의 갈등은 「잡음방지」를 염두에 둔 신민계의 즉각적인 단속조치에 일단 해소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 내부에서 요구수준을 놓고 다양한 견해들이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신민계 일각에서도 「해도 너무 한다」는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지분확보를 노린 공세를 펴왔던 민주계가 한동안 늦추었던 대신민계 공세의 고삐를 죄게된 것은 전당대회에서의 세가 현격히 기울자 잠재했던 위기의식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몫으로 여겼던 영남지역에서조차 민주계 후보가 간신히 시도지부장에서 턱걸이 당선되고 예상을 뒤엎고 신민계 후보가 당선되는가 하면 신민계가 전당대회 압승을 위해 본격적인 득표전에 들어가자 민주계는 자칫 계보자체가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민주계 영남지역 지구당 위원장들이 대통령 선거전이 두 김씨 대결로 확정될 경우 지역감정의 틈새에서 설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점도 민주계의 위기의식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의 요구조건은 그 자체가 집약된 계파의 단일의견이기 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착점이 다른 화살들을 한데 모은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계보장악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문제해결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게 무리가 아니다. 민주당내에서는 빠른 절충을 위해서는 민주계 내부의 의사통일,또는 이 대표의 계보지배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견해가 무성하다.

이러한 가운데 마지막 걸림돌은 전당대회 수순문제 즉 최고위원과 후보의 동시선거냐,분리선거냐에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상오 북아현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분리선거가 실시되지 않는다면 후보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이례적으로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신민계의 권노갑의원이 민주계의 김정길의원을 만나 『의혹을 씻기 위해 신민계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민주계 대의원 접촉을 금하도록 할 것이며 김 대표가 기자회견 형식은 아니지만 22일 최고회의 발언을 통해 「대선에서 이기면 당무에서 손떼고 경제·외교에 치중할 것이며 낙선할 경우에도 2선으로 퇴진한다」고 약속해 언론에 보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에대해 이날 저녁 민주계 지도부 모임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자」는데 대체적인 의견접근이 있었던 후의 일이어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에대해 신민계는 「어떤 경우든 전당대회를 일그러지지 않은 모양으로 치러야 한다」는 절대과제를 위해 가능한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로 내부의 불만과 반발을 누르고 있다.

김 대표가 20일 상오 자파 최고위원 후보들을 불러 「득표전 자제」를 당부하고 무슨 수를 써서든 민주계 최고위원 4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득한 대목은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있을만큼 많은 양보를 한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일부에서 「전당대회 모양새」에 볼모잡힌격이 된 현 상태를 두고 강경발언을 하기도 하지만 김 대표의 계파내 지도력으로 보아 커다란 잡음이 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권한을 위임받은 조승형·이석용 비서실장이 합의서를 작성해 서명까지한 「동시선언」를 뒤집는 등 민주계의 지속되는 무리한 요구에 마냥 끌려갈 수만도 없다는 것이 신민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신민계 최고위원 경선자들은 민주계 지분 보장을 위한 최고위원 경선의 인위적 조정에 크게 반발하면서 『차제에 민주계와 분명한 선을 긋자』는 얘기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고 있는 신민계 중진들이 이번 전당대회를 김 대표 이후를 노린 세 각축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설 태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일조를 하고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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