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도 예측불허 따라 “초반 기세”/「이종찬」 경계속 “경제난등 상황유리”국민당 정주영대표의 대선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여야정당중 가장 먼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정 대표는 민자당 김영삼대표의 후보확정 및 이종찬의원의 독자출마 계획 등 대선구도가 복잡하게 얽혀 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당 구조의 이점을 십분 활용,내부조직 정비 및 유권자 직접접촉 등을 서두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9일 울산에서 열린 지역사회 학교 광주협의회 모임에 참석,특강한 것을 비롯해 21일에는 강원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키로 하는 등 후보확정후 일단 자신과 관련있는 단체 및 유권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표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가 이처럼 초반부터 지지기반 다지기에 몰입하는 것은 특유의 「밀어붙이는」 성격외에도 최근 민자당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대선변수가 점점 예측불허의 복잡성을 띠어가고 있다는 상황판단도 일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즉 『3파전이든 4파전이든 어느쪽이 유리할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정 대표는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일단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돌진한뒤 막판에 승부를 내는 평소의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정 대표의 측근들은 『대선까지는 아직 6개월이나 남았다』면서 『현재의 상황으로 6개월후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해 연말까지의 「대통령 만들기」 작업에 일로매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측이 민자당 이종찬의원의 독자출마 가능성이라는 돌발연수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당은 이번 민자당의 후보선출 과정을 통해 가장 어려운 상대로 생각했던 김영삼대표가 상처를 입은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이종찬의원측이 부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표면적으로는 이 의원의 존재를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고 있으나 내심으로는 이 의원이 일정한 세를 확보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 지지층을 가장 많이 잠식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이같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당측은 대선에서 양 김씨와 정 대표의 3파전 구도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에 비례해 국민당의 「승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주장을 곁들이고 있다.
국민당은 승산의 근거로 우선 심화되는 지역갈등을 들고 있다. 양 김씨가 재대결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영·호남 지역감정이 재연될 것이며 이에따른 반사적 이익이 자연스럽게 정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당이 또 하나 계산하고 있는 「승인」은 계속되고 있는 경제난.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경제위기 심리는 결국 실물경제에 밝고 추진력이 있는 정 대표의 지지도를 높일 것이라는 것이다.
국민당은 이밖에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이번 대선을 해볼만한 싸움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당은 그러나 정 대표의 나이,현대와의 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정치초년생으로서 통과해야할 인간적 평가 등의 마이너스 요소 존재도 부인할 수는 없는 처지이다.
국민당은 이에따라 정 대표가 오늘 6월부터 시도지부 개편대회 및 지구당 창당대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해 유권자들과의 직접 대면기회를 넓히는 한편 정 대표의 개인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밖에 국민당은 6월말까지 지구당 조직 등 공조직의 정비와 대선기획단의 구성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대선가도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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