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제 도미노현상“「작은용」휘청”/태국 유혈사태… 금년성장에 악영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제 도미노현상“「작은용」휘청”/태국 유혈사태… 금년성장에 악영향

입력
1992.05.20 00:00
0 0

◎주가 곤두박질·기업 대외활동 제약/정국안정 안되면 전산업 혼란 예상【방콕=최해운특파원】 정치와 경제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정치적 혼란은 곧바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지난 3월22일 총선이후 거의 두달 가까이 계속돼온 정정불안 끝에 대규모 유혈사태로 악화된 태국정국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평균 8%의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작은용」으로 부상하고 있는 태국 경제가 계속되는 정치혼란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방콕 증권시장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국제금융 시장에서의 태국 기업활동에 제약이 가해지는 부정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태국 기업과 외국투자가들은 정국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기업가들은 군부가 강경 시위진압으로 정세를 장악,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견해도 피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군부세력과 민주화 세력간의 대립을 해소할만한 획기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한 정국불안은 계속되고 따라서 경제가 엉망으로 돌아가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태국 다누은행의 프라콘 타비신 전무는 『현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안은 수친다 크라프라윤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뒤 『그렇지 않고 현재의 상태가 지속될 경우 외국의 투자활동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상황까지 겹쳐 태국 경제는 심각한 국면을 맞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당수의 기업가들도 이번 사태는 강경진압이란 응급조치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수친다 장군이 총리직에 앉아 있는 한 정국은 혼미를 거듭하게될 것이란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기업은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 누구도 새로운 프로젝트에 감히 손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수친다 장군은 귀를 기울여 국민의 소리를 듣고 총리직에서 과감히 물러나야 한다』고 불만을 토했다.

한 기업가는 『이미 외국기업가들이 태국시장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를 잃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태국 발전연구소(TDRI)의 경제전문가 차롱포프 수상 카튼 박사는 『이번 사태의 해결점을 찾지못하면 1차로 증권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이어 부동산·금융 등 전산업으로 부정적 요인이 확산되는 「경제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올해 태국의 GDP성장률은 당초 목표 7.5∼8%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 2월 쿠데타이후 중단된 1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태국 원조의 재개논의가 양국간에 한창 오가고 있는 와중에 이번 유혈사태가 터져 미국의 원조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최근 필리핀 태국 등에서 야기되고 있는 잇단 정정불안이 지난 1월 회원국간에 합의한 오는 2008년까지의 역내무역 자유지대화 방안(AFTA)에 영향을 미치게될지 모른다는 우려속에 사태발전을 주의깊게 관망하고 있다.

태국의 집권 군부세력이 계속적으로 민주화 세력을 무력으로 무자비하게 탄압할 경우 예상되는 국제적 압력과 제재도 태국 경제의 앞날에 힘겨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