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상처… 정권교체 호기” 불구 표정관리/민주/여 이탈표에 기대 가지며 표잠식 우려도/국민이종찬후보의 경선거부가 몰고올 민자당의 위기상황에 대해 야당도 12월의 대선을 염두에 둬가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국민당은 벌써부터 이 후보 경선거부를 독자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이면서 4∼5파전으로 전개될 대선레이스의 득실을 따져보느라 바쁜 모습이다.
○…민주당의 대체적 시각은 이 후보의 경선 거부가 대선에서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이 문제와 관련해 명백한 태도 표명을 유보했으나 김대중대표가 『이런때는 표정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섣불리 희색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절제차원의 분위기이다.
민주당이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것은 대개 세가지 이유로 들 수 있다. 우선은 『자유경선이 그럴듯 하게 성공했을 경우,여당의 고정표가 YS에 쏠리는 일이 가능했을텐데 이제는 불가능해졌다』는 당 관계자의 말대로 여권성향표의 분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이 후보의 경선거부 선언이 YS의 득표력을 감퇴시킨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총선당시의 지역감정 자극으로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YS 지지도가 희석됐다고 보는 민주당은 이번 자유경선 불발로 YS의 이미지가 다시한번 상처를 입었다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이같은 상황으로 당내에서 보다 확고한 승리에의 자신감이 자리잡을 것이란 점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이 정권교체의 호기라는데 대해 별다른 견해가 없다. 그러나 막상 당내의 상식대로 DJ가 후보로 결정돼 YS와 맞붙는 상황일 경우,꼭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여권의 분명한 분열현상은 당내의 회의론을 잠재우고 일사불란한 대선체제를 정비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리라는 것이 민주당,특히 신민계의 입장이다.
반면 아직 커다란 목소리는 아니나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이 지나치게 희색이 만면할 경우 반사이익이 커질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따를 것이며 그것은 DJ의 최대 약점인 기득권층,또는 여론주도층의 경계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견해이다. 눈에 보일 정도로 유리한 국면을 맞을 경우 다양한 형태의 「반 DJ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민자당 만큼이나 세우열이 분명한 민주당내의 후보경선 구도와 관련,이 대표의 움직임에 끼칠 영향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 자신은 『그런 일이 우리당에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17일 김 대표와의 회동도 모양새 좋게 끝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이 대표 주변의 강경목소리들은 아직도 주목해야할 대목이 있다는게 당내의 견해이다.
○…국민당은 이 후보의 경선거부가 대선을 앞두고 일단 야권 전체에 유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선에서 어느 후보든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는 역시 여당후보이며 따라서 이번 사태로 인한 여당의 이미지 실추는 야권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국민당측의 분석이다.
국민당측은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여권의 이탈표가 기본적으로 민주당보다는 국민당에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자당 성향의 표는 그 대안을 찾게 될 경우 민주당으로 「2단계」 뛰기 보다는 중간에 위치한 국민당을 택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 후보가 탈당한뒤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위협적인 상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가 민자·민주·국민의 3파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더러 이 후보의 득표가 정주영대표의 지지기반을 잠식할 만큼 의미있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한 당직자는 『이 후보가 탈당해 대선출마를 한다해도 민자당의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동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 후보는 그야말로 홀로서기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당내에 이 후보의 선전이 가져올 반사적 손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후보가 정 대표의 지지기반을 잠식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분석때문이다.
정 대표는 대선에서 「경제통」이라는 이미지외에 양김으로 대표되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영·호남 지역갈등 심화에 따른 중부권의 반발 등을 득표기반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주장을 펴온 이 후보가 출마할 경우 이들 표밭의 잠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고정표가 거의 없는 정 대표가 양김씨에 비해 크게 불리해질 것이라는게 상당수 국민당 관계자들의 우려이다.
한편 이번 민자당 사태로 대선정국의 변수가 복잡해짐에 따라 정 대표와 다른 후보와의 제휴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으나 국민당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병규 비서실장은 이와관련,『정 대표가 만약 후보를 도중 사퇴한다면 국민당은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이같은 제휴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황영식·정광철기자>황영식·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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