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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상봉 일념으로 수석도전”/올 고입검정고시 수석합격 이종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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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상봉 일념으로 수석도전”/올 고입검정고시 수석합격 이종수군

입력
1992.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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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때 헤어져… “유명한 사람되어 꼭 찾겠다”/본보 배달하면서 시험준비… 공학박사가 꿈『수석을 해야만 꿈속에서 그리던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일념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18일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92년도 제1회 고입자격 검정고시 합격자중 9백점 만점에 8백88점(평균 98.6점)을 얻어 수석을 차지한 이종수군(20)은 수석합격에 걸었던 애절한 소망이 이뤄지기를 빌었다.

고아로 자란 이군은 서울 도봉구 창동 한국일보지국에서 신문을 배달하면서 검정고시학원과 독서실에서 살다시피하여 시험준비에 몰두해왔다.

3·4세때 열차를 타고 가다 부모를 잃었던 이군은 아버지가 안경을 끼었고 머리가 짧았던 것 같다는 희미한 모습뿐 가족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15세때까지 부산의 남강고아원 등 3∼4개 고아원을 전전했다.

금정중학교 2년때인 87년 고아원을 빠져나온 이군은 부산시내의 한 정육점에서 무보수로 일하다 88년 막연히 보육원 친구를 찾아 상경,피혁공장,식당 등에서 일해왔다.

동료들이 명절때면 고향으로 달려가도 갈 곳이 없어 시내를 배회하며 기억조차 없는 부모가 그리워 몸을 떨어야 했다.

이군은 보육원 시절부터 TV에서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보면 부모품에 안기는 꿈을 꾸었다.

우연히 신문에 보도된 검정고시 수석합격자들의 인터뷰기사를 보고 자신도 하루빨리 유명한 사람이 되어 부모를 찾기로 결심했다.

복싱이나 축구 등 훌륭한 운동선수가 될 생각도 했지만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검정고시학원을 찾았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일보 배달을 하면서 하루에 4시간씩만 잠을 잤다.

일과 공부에 지쳐 잠이 쏟아질 때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군의 장래 꿈은 공학박사. 우선 수석합격 소식을 통해 부모를 찾는게 가장 급한 일이지만 앞날을 위해 대입검정고시 준비를 서두를 작정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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