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가면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아이맥스영화로 생동감있게 볼 수 있다.지표면의 70%가 바다로 덮여있는 지구는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대기권을 둘러싼 구름이 회오리같은 하얀 무늬를 이룬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지구을 가리켜 「푸른행성」(BLUE PLANET)이라고 부른다.
지구과학자들은 20세기 후반들어 인간들이 배출하는 공해물질과 자연파괴로 이 푸른 행성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위성촬영과 각종 과학적 탐구로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는가하면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지구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공상과학 얘기로만 들리던 지구환경 재앙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환경문제는 개별국가 차원에서 「지구촌 공동관심사」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6월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로에서는 세계 각국 정상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유엔 환경개발회의가 열린다. 공식명칭보다도 「지구정상회의」(EARTH SUMMIT)가 더 애용되듯이 인류 역사상 신기원을 긋는 일로 여겨진다. 이 회의에서 당장 긴급한 조치가 나오지는 않지만 곧 닥칠 21세기부터는 환경이 국제정치의 쟁점이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도 총리가 리오회의에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환경선언을 할 모양이다. 그러나 한국의 환경정책 관계자나 국제회의 대응자세를 보면 마지못해 끌려가는 수동적 자세가 역력하다. 환경문제를 선진공업국들이 수출문제와 연결시키는 추세를 뒤늦게 깨닫고 허겁지겁 대응해 나가는 양상이다.
미사여구로 가득찰 환경선언은 구체적 실천의지가 없는한 전시용일 뿐이다. 그보다는 환경문제에 대한 기본철학,이를 뒷받침하는 기술개발과 교육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의 환경문제는 「식수오염」과 도시공해문제에 머무르는 차원을 벗어나야 한다. 지구환경 전체를 보는 안목과 철학이 없는 한 한국은 곧 환경딜레마에 빠지고 말 것이다.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처하고 선진공업국의 개발규제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잠시 편의를 위한 방어적 환경대책이 아니라 지구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한 적극적 종합 환경플랜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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