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실험실 가동상태등 아직 베일에/플루토늄 추출은 “고속증식로 원료” 주장북한이 핵재처리 기술을 개발중이고 이와관련한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북중인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밝힌 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북한이 이미 미량의 플루토늄 추출사실을 시인했음을 감안할때 이는 부분적으로 핵재처리시설을 가동하고 있다고 판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재처리 시설의 존재를 극구 부인했음은 물론 재처리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조차 기피해왔으며 지난번 IAEA에 제출한 최초보고서에 핵연료주기를 연구하는 방사선 화학실험실의 존재를 밝혔을 뿐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재처리기술 개발사실을 시인함으로써 이 방사선 화학실험실이 핵재처리 기술개발과 직접 관련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재처리시설을 가동하거나 건설중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사용후 핵연료처리를 연구하는 방사선 화학실험실을 아직 건설중이고 부분적으로 시험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영변에 건설중인 방사선화학 실험실이 단순히 사용후 핵연료를 분석하는 소규모 실험시설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핵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도 대덕 원자력연구단지에 프랑스에서 도입한 소규모의 사용후 핵연료 분석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조사후 실험시설로 불리는 이 시설은 원래 프랑스에서 도입하려던 재처리시설의 축소형으로 소형의 밀폐시설(HOT CELL)이다. 여기서 미량의 사용후 핵연료를 화학분해시켜 액체상태에서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이는 원자로 안에서 핵연료의 연소상태와 연료봉 손실원인등을 밝히기 위한 시설이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이 과정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은 이번에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에게 가동중인 영변의 5MW짜리 원자로와 함께 방사선 화학실험실을 공개했지만 아직 이 시설의 정확한 규모나 가동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미국 카네기재단의 연구원들에게 방사선 화학실험시설에 대해 설명하면서 원자로내의 핵연료 연소상태,사용후 핵연료의 분석등이 그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릭스 사무총장에게는 핵연료 재처리 기술개발 사실을 인정한 것을 보면 문제의 시설이 단순히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 분석시설 차원을 넘어선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물론 북한은 블릭스 사무총장에게 핵연료 재처리기술 개발이 핵사용후 핵연료에서 연소되지 않은 우라늄을 회수하고 고속증식로에 연료로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얻기위한 평화적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 플루토늄을 연료로 쓰는 고속증식로는 사용하고 난 핵연료를 재처리,플루토늄을 추출해 핵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어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며 원자력발전소를 갖고있는 국가들은 모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위해 재처리시설을 건설중이다가 사찰을 앞두고 이를 연구용이라고 합리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북한이 본격적인 재처리시설은 갖고 있지 않더라도 사실상 재처리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함으로서 대외협상력을 높이려는 「핵옵션」 정책을 구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닌가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재처리시설에 해당하는 핵관련시설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평화적 목적임을 천명하고 IAEA사찰을 철저히 받는다면 IAEA차원에서는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재처리시설 보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영변에 갖고있는 문제의 시설을 재처리시설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는 남북한간에 첨예한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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