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자모회에 “성의를” 전화/꽃한송이 준비 동심엔 큰 상처학부모들의 극성스러운 선물공세와 교사들의 직·간접적인 사례요구가 스승의 날의 의미를 왜곡시키고 있다.
스승의 날 사례는 학생과 학교,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동심이 상처받거나 심각한 위화감이 조성되고 5월들어 어린이날 어버이날 친·인척 결혼 등으로 지출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울 모국교 1학년 어머니회 회장인 K모씨(32)는 며칠전 『지난해 어머니회에서 스승의 날 성의표시로 2백만원을 준비했다』는 교장의 전화를 받고 어머니회 간부들에게 연락,돈을 모았으나 참여가 적어 자신이 20여만원을 내는 등 곤욕을 치렀다.
아들이 국교 2년생인 주부 오모씨(35·서울 은평구)는 지난해 학급 학부모들과 의논해 1인당 5만∼7만원을 부담,돈 봉투를 만들어 담임교사에게 전했는데 『은연중 암시하는 교사에게 성의표시를 하지않을 경우 아이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부담이 되더라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5만원짜리 양산을 따로 선물했다.
주부 P모씨는 국교 4년생인 딸이 집에 돌아와 『선생님을 찾아오는 부모가 많았고 책상에 선물이 수북이 쌓였다』고 말해 스승의 날임을 깨닫고 부랴부랴 학교로 향했다.
서울 W국교를 찾아간 학무보 J씨(34·여)는 『넥타이핀을 3∼4개씩 꽂은 담임교사가 승용차에 선물을 싣고 있었는데 뒤 트렁크 문이 안닫힐 정도였다』며 씁쓸해 했다.
고교 2년인 K모군은 『학급별로 1인당 3천∼4천원씩 거두어 담임교사에게 선물을 사주거나 봉투 그대로 전달했다』며 『다른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전교조 중서부 사립지회는 『학생들이 낸 돈으로 전교직원이 호화판 회식을 하는 학교가 많다』고 밝혔다.
학교,교사들의 요구와 달리 학부모들의 경쟁적인 선물공세로 물을 흐르는 경우도 있다. 서울 J국교 6학년담임 K모교사(40)는 15일 한 학부모로부터 30만원 상당의 한약을 받고 돌려주려 했으나 완강히 떠넘겨 당혹감을 느꼈다.
D국교 3학년담임 K모교사(32)는 『학생들에게 돈봉투나 비싼 선물대신 정성이 담긴 카드나 편지를 가져오도록 한다』며 『일부 교사들의 금품요구도 문제가 있지만 자기자식만 잘 봐달라고 선물공세를 하는 이기적인 부모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국교 4년 P모군(11)은 『선생님에게 선물하려고 꽃 한송이를 준비하다가 꽃바구니를 가져온 친구에게 놀림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학부모 H모씨(40·여)는 『선생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지만 사정이 어려워 아예 학교근처에 접근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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