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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출마 외압 차단”못박기/정 대표 대선후보 선출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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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출마 외압 차단”못박기/정 대표 대선후보 선출 배경·전망

입력
199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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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타당 경선위세에 대항” 의지 표출/재벌당 인식·여당권 견제 등 넘을 산 많아국민당은 15일 정주영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함으로써 창당 3개월만에 3당중 맨먼저 본격적인 「대선체제」에 들어갔다.

정 대표가 대선에서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둘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제부터 국민당은 모든 당력을 대선에 쏟아부을게 틀림없다.

국민당은 정 대표의 후보지명이 대선정국의 시간표상 3당중 맨앞에 자리매김되어 있다는 점에 일단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민자·민주당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반면 단일후보 추대 형식을 택하긴 했지만 「후발신생정당」인 국민당이 가장 먼저 후보를 선출함으로써 다른 당의 경선위세에 눌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당은 민자·민주 등 기존 여야의 대권가도에 「기를 쓰고」 끼어들어 팽팽한 3파전 양상을 유지하려할 것으로 보이며 국민당의 세확산은 양당의 득표기반을 가능한한 잠식해 들어가는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정 대표의 후보 조기확정으로 당의 대선체제가 상대적인 안정감을 찾게될 것으로 보고있다. 국민당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전당대회를 개최한데는 흑시 있을지도 모르는 외압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민당측은 여권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 대표의 출마를 원천봉쇄할지도 모른다는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있었다. 후보선출후 정 대표가 기자들에게 밝힌대로 『적의 진중서 행사를 치르는 마음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했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국민당은 정부­현대와의 불화 등 끊이지 않는 「외압설」 속에서 정 대표의 출마자체에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정식 후보지명을 통해 그같은 불안감을 어느정도 해소시켰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국민당은 대선기획단의 중책을 맡을 예정이던 박세용 송윤재특보가 현대상선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시련을 감내해야만 했다.

따라서 국민당은 후보가 확정된 이상 대선체제를 정비해 나가는데 있어 보다 차분하면서도 발빠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정 대표는 후보지명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영삼대표는 투사로서는 가치있는 인물이나 새로운 정치를 필요로 하는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고 혹평하는 등 벌써부터 공격의 대상을 총선때의 노태우대통령에서 김 민자대표로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는 또 『김 대표는 기성 정치인 중에서는 비교적 정직하고 돈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당내의 싸움을 수렴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 식견은 모자라는 인물』이라고 말해 김 대표를 정치적 표적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와함께 『앞으로 시·도 지부를 다니면서 지역에서 당을 위해 애쓰고 있는 당원들과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겠다』고 말해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득표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정 대표 자신이 넘치는 의욕을 보이는 것에 발맞춰 국민당의 모든 조직과 기구 역시 늦어도 6월말까지는 대선편제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당은 3당중 가장먼저 후보를 선출했지만 집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당보다 넘어야할 산을 가장 많이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정 대표가 현대에 대한 주권행사 포기를 공증했다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국민당과 현대의 관계가 단절됐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정 대표의 대선출마는 최고의 금력을 가진 인물의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비쳐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즉 군벌의 시대가 퇴조함에 따라 기존 권력과 「공생」했던 재벌이 스스로의 모순 구조속에서 「자리 바꿈」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물론 정 대표에 대한 이같은 인식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부동표의 다수를 차지하는 20대 젊은층을 비롯한 상당수 유권자에 이러한 비판적 시각이 설득력을 지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밖에 정 대표의 개인중심적 정치행태 등은 그의 강력한 업무추진 능력에도 불구하고 다원화된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측면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77세의 고령은 정 대표에게 최대의 약점으로 도사리고 있으며 여권표 잠식 가능성이 커질수록 여권으로부터의 각종 공세가 드세질 것이라는 점 등도 정 후보가 극복해야할 쉽지않은 과제다.

그러나 양 김씨의 대결구도가 확정될 경우 예상되는 영·호남지역 갈등의 심화와 경제난의 가속화 등은 이같은 부정적 요소를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정 후보측의 주장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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