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마음이 약해지면 자살의 유혹이 다가선다고 한다. 살기에 여유가 있어 고생과 갈등을 모르다 어느날 갑자기 고통이 닥쳤을때 할바를 잃고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무덤에서 요람까지 사회보장정책이 실시되고 있는 북구에서 유달리 자살률이 높고 마음이 여리고 섬세해져 방황하게되는 사춘기때의 자살이 잦은 이유를 짐작할만 하다.
최근 잇달아 여학생들의 자살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크게보면 심약고생을 모르는 여유사춘기갈등 등이 겹쳐져 초래된 오늘을 세태탓으로 넘길수도 있겠다. 하지만 요즘의 여학생 자살러시에는 한결같이 성적부진과 입시중압감이라는 공통분모가 도사리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거듭제기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학생들의 사무친 항변이 나오기 시작한게 벌써 언제인데,우리사회가 안일하게 『덩치는 어른인데 마음은 콩알』이라고 그들을 탁락만 반복하고 있을 것인가. 지금이야말로 문제의 본질에 파고들지 않을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다. 어린 여학생들이 목숨을 던지며 제기하는 문제는 교육제도실패학교교육실패가정교육실패의 「실패3중주」임이 차츰 분명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자살한 어느 여학생은 살아있는 동안 모두를 사랑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유서에 썼다.
학교측이나 가족들은 성적이 상위권으로 성격도 쾌활,자살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 한다.
하지만 교육학자는 부모와 교사에게 내몰린끝에 자살이 이른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떠나간 그 여학생의 여린 가슴이 차라리 눈물겨워진다 하겠다.
교육제도란 제2세대를 미래의 주인공답게 건강하고 능력있게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다. 지식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담아주고 보호하며 복돋우는 모태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껏 우리교육은 학생들의 마음은 무시한채 지식양산과 입시합격률 높이기의 도구로 흐르도록 방치해 왔다. 개인생활이나 국민적 욕구는 높아만 가는데 가장 중요한 교육은 언제나 예산타령·성의부족으로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던 것이다.
싸움질 정치와 흥청망청 유흥에 퍼붓는 돈이라도 잘 유도해 나라의 교육문제를 본질적으로 집중 개혁해 나가는게 선결과제이다.
나라교육의 파행을 부추기고 여학생 자살증후군을 유발한 직접책임은 당연히 학교와 가정에서 분담해야 한다. 온실서 고생모르고 자라기 사작한 나라의 새싹들은 교사·학부모에 등을 밀려 어찌할바를 모르게 됐는데,마냥 『성적만 올려라』 『좋은 학교만 붙어라』고 「윽박지르기 2중주」를 펼쳐왔던 것이다.
이제는 행복이 성적순이 아님을 교사와 학루모들이 아로새길 차례이다. 학생들도 시련과 고생끝이라야 성취의 보람도 고양됨을 깨우쳐 어깨를 펴고 콩알가슴을 바윗돌로 키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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