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선 이미 한국제 추월/국내시장도 초토화 기세/「고가품 일·저가품 중」… 안팎으로 당할판대륙에서 몰아치는 「황사태풍」에 우리나라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세계 도처의 주요 수출시장에서 우리상품이 중국상품에 밀려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수출전선이 붕괴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중국상품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국내산업의 가반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거대한 시장으로만 여겨왔던 중국이 대외개방과 경제개혁을 가속화하면서 어느새 거대한 용으로 모습을 드러내 우리나라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노동집약품목이나 저가품에서 한국상품에 치명타를 던지고 있지만 개방특구의 확대로 해외자본과 기술이 중국으로 돌리고 있어 조만간 우리가 우위를 지키고 있는 분야에서도 황사태풍이 일어 우리의 수출시장은 물론 국내시장마저 초토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경제발전을 부러워하며 승천을 꿈꾸던 소룡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최근 몇년사이 노사분규와 사치풍조 부동산투기 3D현상 등 배부른 투정을 부릴때 중국은 어느새 공룡으로 변해 우리앞에 만리장성을 쌓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83년부터 수출실적에서 중국을 앞질러 줄곧 중국과 상당한 격차를 벌려왔으나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7백18억7천만달러였고 중국은 7백19억1천만달러로 1년만에 90년의 30억달러 격차를 역전시켜 놓았다.
이로써 중국은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에 이어 제2의 수출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우리경제가 한결같이 우려했던 개도국의 추월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중국의 힘찬 용틀임은 추락하는 한국경제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이 1백억달러 가까운 무역적자를 낸데 비해 중국은 81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등 무역구조가 견실,중국은 우리가 재차 따라잡기엔 벅찬 상대가 되고 있다.
가속도가 붙은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황사열풍」을 일으키며 한국의 수출시장을 유린하고 있다.
우리가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세계 제일이라고 자부하던 신발과 완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미국시장에서 중국에 1위 수출국의 자리를 내주었고 섬유도 추월당해 3위 수출국에서 4위로 전락했다. 전기 전자 등에서도 중국의 공략으로 수출전선이 붕괴되고 있다.
이같은 수출시장 붕괴의 도미노현상은 일부 지역이나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 수출시장 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공이 현지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미국시장에서의 경쟁상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1개 주력 수출상품중 의류 신발 전기다리미 전자레인지 라디오 전자계산기 등 15개 품목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10대 주요품목 가운데 기계류와 철강제품 2개 품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이 뒤졌다.
이 바람에 지난해 대미수출이 우리나라는 전년대비 4.1% 줄어든 1백85억6천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데 반해 중국의 수출은 무려 2백95%나 중가한 1백90억달러로 대미 무역흑자가 1백27억달러에 달했다.
일본에서도 우리 수출은 2.2% 감소한 1백23억5천6백만달러로 87억6천4백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으나 중국은 전년대비 60% 늘어난 1백42억2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등 기타시장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우리상품이 더 이상 중국상품과 경쟁할 기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시장이라고 성할 까닭이 없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북방시대가 열릴때만해도 기업인들은 중국을 무한한 시장으로만 보았으나 이듬해부터 대중수입이 수출을 추월,갈수록 역조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대중수출이 23억7천1백만달러였던데 비해 수입은 34억4천1백만달러에 달해 10억7천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대나무 젓가락에서 의류 신발 전자제품 농림수산물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제품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와 대중 역조는 좁아지기는커녕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안팎의 시장에서 첨단분야에서는 일본으로부터,노동집약분야에서는 중국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고만 것이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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