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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건공사/일본계 기업/LA복구 지원 싸고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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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건공사/일본계 기업/LA복구 지원 싸고 “마찰”

입력
199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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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현지 영업대가 돈 내라”/일 “미 국내문제 왜 떠맡나”/“일 협력 불가피”… 액수로 신경전 벌일듯【동경=이상호특파원】 미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피해복구 비용을 둘러싸고 현지의 LA 재건공사측과 일본 기업들이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재건공사측은 복구비용의 상당부분을 일본 기업들이 분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일본기업측은 『근본적으로 미국 국내문제이기 때문에 한도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지 진출 일본기업들에 복구자금을 분담하자는 요구가 처음 나온것은 LA 재건공사 회장에 취임한 위버로스의 취임연설에서였다.

지난 2일의 취임 연설에서 그는 『남 캘리포니아에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 기업에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위버로스 회장은 LA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돈을 끌어 모으는데 실력을 발휘했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근거지를 둔 일본 기업들의 현지법인 약 7백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재팬 비즈니스 어소시에이션」(JBA)이 LA 재건공사로부터 자금협력에 관한 타진을 받은 것은 취임연설 직후였다.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재건공사의 한 소식통은 20억달러 선으로 추산되는 복구 총비용중 절반 가량인 1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일본 기업측은 『자금협력에 인색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국내 문제에 왜 우리들이 거액의 부담금을 강제로 떠맡아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9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지진 당시 미 소니사는 1백만달러,큰 은행 및 상사,제조업체들은 대부분 10만달러씩을 기부했었다.

때문에 일본 기업측은 『현지 법인들의 영업실적도 좋지 않아 현지 판단으로 나갈 수 있는 금액은 10만달러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1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일본 본사,나아가서는 경단연 차원에서 결정해야할 될 것이라고 뻗대고 있다.

일본 기업측은 『지진 등 자연재해와도 달리 이번 폭동은 순수한 미국의 사회문제다. 재건비용은 우선 미국 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처음부터 남의 돈에 의존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대한 미국측의 반론은 일본 기업들이 LA 현지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이상 응당 피해복구에도 그만큼의 기여를 해야 한다는 주장.

현재는 경기가 조금 나빠졌다 하더라도 특히 막대한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올렸던 만큼 그 이익의 일부를 재난당한 지역사회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측은 미국인들의 대일 감정 악화를 내세우며 『이번에 협조하는 것이 일본 기업의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은근한 위협까지 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및 로스앤젤레스시의 재정상태는 아주 좋지 않다. 93 회계연도만도 주정부가 90억∼1백억달러,LA시는 1억8천3백만달러의 적자가 각각 예상되고 있다.

LA시의 누적 적자는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더구나 현재 캘리포니아의 경기는 아주 좋지가 않다. 각종 규제와 엄격한 세금제도 등을 피해 기업들은 점차 주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 투자도 격감,주의 경제적 기반을 흔들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재정상태를 잘 알고 있는 일본 기업측은 『기업활동의 실적과 재력에 부응하는 협력을 피할 수는 없다』는 사정을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측은 이번 폭동이 로스앤젤레스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기 때문에 복구사업을 시의 이미지 회복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미국측은 일본기업의 당혹감과는 상관없이 「계획대로」 작업을 추진할 의사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맥락속에서 돈 많은 일본 기업들은 일방적으로 거부하지도,그렇다고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상태여서 자금액수를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는 상당한 시간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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