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회오리」… 대통령궁 자체 조사서도 1위 예측【마닐라=최해운특파원】 지난 86년 「피플스 파워」로 마르코스 독재를 청산했던 필리핀이 11일 민주정치 정착의 분기점이 될 선거를 치렀다. 쿠데타설과 유혈폭력의 난무 등 극도의 혼탁상 속에 실시된 선거 결과는 막판까지 7명의 대권후보가 박빙의 차를 보인 가운데 대통령에 누가 당선될지 아직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외에 1만7천여명의 지방의원을 함께 뽑는 투표의 최종 집계에는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인 대통령에는 7명중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선두그룹이 「4강」으로 압축되어 있다.
코라손 아키노 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피델 라모스 전 국방장관(국민의 힘,기독민주연합당)과 마르코스 지지잔당 및 보수계의 지지를 받는 재벌 에두아르도 코후앙코(전국국민연합당),집권 필리핀 민주투쟁당(LDP)의 공식후보 라몬 미트라 하원의장,반부정부패 혁신계열의 미리암 산티아고 전 법관 등이다.
특히 라모스와 코후앙코의 대결은 86년 정권교체 이후 아키노마르코스 양 진영의 재대결이란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았다.
또한 조직뿐 아니라 후보의 개인적 인기가 큰 영향을 미쳐온 필리핀 선거의 특성을 감안할때 최대 정당후보이자 개인적 신망이 두터운 미트라 하원의장의 승리를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게 무명의 국민개혁당 후보 산티아고 여사의 부상. 현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독설로 비판,막판 「세몰이」에 성공한 그녀를 두고 각종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과 분석가들은 승리까지 점쳐 아키노이후 또한번 여성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초반 개표 결과에서도 산티아고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어 이같은 예상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마지막 대중집회였던 지난 9일 케손과 일로일로시 등에서 10만명이 넘는 엄청난 지지인파 속에 파묻힌 그녀의 유세 현장을 목격한 외신기자들은 산티아고가 승리할 것이란 예상을 쓰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미 갤럽제휴사인 아시아리서치기구(ARO)에 의뢰한 말라카냥궁의 여론조사 결과도 그녀가 총 유권자의 26.3%인 8백30만표를 얻어 1위 당선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국민 개혁당이 산티아고를 지원하고 있으나 조직 기반이 취약하고 라모스,코후앙코,이멜다 등 재력이 넘치는 후보에 비해 돈이 없다는 약점이 오히려 동정심을 유발,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가 설사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사실상 「승리자」로 인정받게 될 것이란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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