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악” 고무… 「장외」엔 강력대처/김 후보측/이미 역전… 광주서 “탈지역성” 선언/이 후보측▷김영삼후보 진영◁
민자당의 김영삼후보 진영은 11일 서울에서 김 후보의 개인연설회를 재개하는 것을 기점으로 주말까지 남은 13개 시도 연설회를 갖는 한편 추대위도 「D7」인 이날부터 24시간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해 긴장감이 한층 고조.
이와함께 김 후보측은 경선모양이 다소 구겨지더라도 이종찬후보측의 장외공세를 적정선에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계산한듯 각종 탈법사례를 적시하며 적극 대처하겠다는 태세.
이날 김 후보의 서울 연설회에는 서울거주 대의원 2천2백23명중 1천9백20명이 참석한 것으로 잠정집계돼 주최측은 크게 고무된 모습. 주최측은 또 세과시와 분위기 장악을 위해 대회규모나 열기고양 측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
이순재당선자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된 연설회에서 김 후보는 『나는 지난 대통령선거 등을 통해 누구보다도 지역감정의 쓰라린 아픔을 겪은 사람』이라며 『과감한 인사 정책과 자원재분배 정책을 통해 반드시 망국적 지역감정을 타파하겠다』고 역설.
김 후보는 『이번 경선은 어디까지나 당내 민주화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리는 선의의 경쟁이어야 한다』면서 『경선의 궁극적 목적이 정권 재창출에 있다는 점을 명심,결코 남은 선거운동 기간동안 당력을 분산,훼손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자신의 화합의지를 강조. 김 후보는 이어 『나는 30년이 훨씬 넘는 기간동안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바쳐왔다』면서 『앞으로는 나의 이런 정열과 정치생명을 경제재도약과 통일성취를 위해 모두 쏟아부을 것』이라고 향후 정치적 「비전」을 제시.
이에앞서 김 후보 개인연설회 시작후 처음으로 이날 찬조연사로 나선 김종필 명예위원장은 『나는 김 후보에게 대선승리의 영예를 안겨주기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면서 『민자당 출범당시 김 후보를 당내 2인자인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한 것은 노태우대통령 임기후에는 김 후보가 그 뒤를 잇는다는 의미』라고 예의 「순리론」을 피력하며 김 후보 지지를 호소.
김 명예위원장은 이어 『상대후보측은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걱정스런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종찬후보 진영의 「장외공세」를 겨냥한뒤 『우리는 결코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조용히 정도를 걷는 가운데 지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
이날 연단 좌측에는 서울지역 지구당위원장 44명중 33명이 자리했는데 남재희 서울시 담당간사는 『3·1운동 당시의 33인을 연상케 한다』며 박수를 유도했고 이 후보쪽으로 알려졌던 양경자의원의 모습이 특히 눈길.
또 단상 우측의 추대위 간부 60명과 단하의 민주계 위원장 30여명 등 모두 1백여명 내외의 의원 및 당선자가 포진,대세부각에 주력하는 모습.
주최측은 이밖에 연설회를 전후해 지구당별로 김 후보와 대의원과의 사진촬영 기회를 마련했고 김 후보의 정치역정 등을 담은 홍보용 VTR를 방영하기도.
특히 연단 좌우측에는 대형 멀티비전 수상기 2대를 설치,김 후보의 대회장 입장광경과 연설회 진행모습을 생중계 했고 체육관 밖에도 폐쇄회로 수상기를 통해 동시중계. 이에 앞서 김 후보는 하오 2시15분께 대의원들의 기립박수와 30인조 브라스밴드의 팡파르에 맞춰 고문단과 함께 입장했는데 연단 앞쪽의 일부 대의원들은 규정밖의 『김영삼』을 자주 연호해 이채.
○…김 후보 추대위는 이와 별도로 이날 하오에 열린 이 후보의 광주·전남 집회를 「정치쇼」로 규정하는가 하면 『대의원과 국민을 무시한 기만행위』라고 공격하는 등 「제갈길」을 보다 확실히 하는 모습.
추대위의 김기도 부대변인은 『이 후보의 호남집회에 야당측도 가세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뒤 『당 사무처 요원들도 12일의 당 공식행사인 김 후보 연설회 준비보다 탈법행사인 이 후보 집회에 동원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
추대위측은 또 이날의 서울 연설회와 12·13 양일간의 호남 및 대전·충남 연설회가 백중내지 상대적으로 취약한 판세지역의 행사라는 점을 중시,총력전을 불사해 사실상의 「후보 결정」 분위기를 도출해 내겠다는 복안.<정진석·유성식기자>정진석·유성식기자>
▷이종찬후보 진영◁
이날 하오 5시부터 2시간 동안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종찬후보 돕기 모임」은 광주·전남지역 대의원·당원·시민 7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열띤 분위기속에서 진행.
이날 대회는 특히 이 후보에 대한 이 지역의 높은 지지도를 반영하듯 연설도중 「이종찬」 「대통령」 등의 연호와 함께 박수가 잇따라 터지는 등 이제까지 이 후보 진영에서 개최한 대중집회중 가장 성황.
이 후보는 연설에서 『후보로 나서는 사람이 정치지도자임을 자부하려면 대의원 앞에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한다』고 전제,『그런 의미에서 김영삼후보는 재산까지도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주장.
이 후보는 또 김 후보에 대해 『어떤 형식이든 똑같은 조건으로 함께 대의원 앞에 나서자』고 거듭 제의한뒤 『물밑에서 대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하는 식 등으로 자유경선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
이 후보는 이와함께 『지역감정의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할거주의식 정치행태를 보이는 인사들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영·호남의 대표가 격돌하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양김씨 대결구도의 청산을 역설.
이에앞서 박태준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5월은 광주에 뼈아픈 고통을 안겨줬지만 오는 19일은 호남인이 새 정치의 문을 열어 민주화가 결실을 거두는 투표혁명의 날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
이어 채문식 선거대책위원장도 지역감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그동안 경상도 사람이 너무 많이 집권했으니 이번에는 경상도 사람이 아닌 인사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이 후보의 「탈지역성」을 부각.
채 위원장은 이어 『김 후보쪽 줄은 아무리 길고 굵더라도 30년 묵은 새끼줄이나 우리 이 후보쪽 줄은 비록 짧고 가늘어도 튼튼한 삼베줄』이라고 비유한뒤 『내가 줄을 잘못 섰습니까』라고 물어 『잘 섰습니다』라는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
박철언의원은 찬조연설에서 『지금은 정체와 혼돈속에서 우리사회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이 후보와 함께 낡고 병든 기성 정치행태를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신 정치론」을 전개.
이날 대회에 앞서 이 후보는 전남 체육회관서 광주·전남지역 언론인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인 민주당도 전당대회에서 후보 정견발표를 하기로 했는데 여당인 우리가 그것을 외면하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뒤 자유경선의 3대 원칙을 재강조.
또한 이날 행사에도 중간 중간에 조영남·이선희씨 등 인기가수 등이 출연,대회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
대회가 끝난뒤 이 후보는 신양파크호텔에서 이 지역 3백50여명의 대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호남지역 발전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이 후보 진연은 장외집회와 개인연설회를 병행 추진하겠다고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강경기조가 주조.
이 후보 진영은 이날 상오 중앙선거대책위 회의를 열고 이날 하오의 광주집회에 이어 12일 하오 인천에서만 장외집회를 개최하고 오는 13일 부산·경남을 시발로 나머지 지역에선 개인연설회를 개최키로 결정.
그러나 당 선관위와 이춘구 사무총장이 전날 이 후보 진영의 부산 개인연설회 「구두신청」이 경선규정(행사 3일전 서면신청)에 위배된다며 불가입장을 통보해오자 공정성과 형평을 잃은 처사라고 비난하면서 개인연설회 형식의 장외집회를 강행키로 급선회.
이에따라 이 후보 진영은 전당대회 전날까지 「이종찬후보 연설회」라는 이름의 「개인연설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데 평소 온건론자였던 일부 중앙선거 대책위원들도 이같은 기류에 가세하는 강경분위기.
이 후보 진영의 중앙선거대책위는 오는 16일 이후부터 김 후보 진영의 막판 금품공세 및 대의원 집단수용 등 탈법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특별대책본부장에 박준병의원을 선임하는 등 기민한 대응.<신재민·김광덕기자>신재민·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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