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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전파타고 이웃사랑 “만개”/불교방송 「거룩한 만남」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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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전파타고 이웃사랑 “만개”/불교방송 「거룩한 만남」 코너

입력
199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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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소개 온정전화 연결/딱한 사연에 성금·격려 줄이어/중·장년 참여 확산… 한국방송대상 수상도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불교방송(FM 101.9㎒)의 전파를 타고있는 「거룩한 만남」 프로그램에 불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자비어린 온정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1일로 창립 2돌을 맞은 불교방송의 「차 한잔의 선율」(매일 상오 9시5분) 프로의 금요 특별코너인 「거룩한 만남」은 전반부에 불우이웃을 한명씩 소개하고 후반부에 청취자들의 온정전화를 받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는데 매주 방송때마다 수도권 일대의 청취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바람부는 산사」 「구름이 대지에 비를 뿌리면」 등의 노래가 담긴 「산빛 물든 노래」란 음반을 내기도 한 비구니 정목스님(32)이 진행을 맡고 있는 이 프로는 자원봉사자 리포터들이 직접 발굴해낸 불우이웃의 딱한 사연을 들려주고 청취자들이 전화로 참여해 해당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한편 온라인계좌로 성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불우이웃의 눈물겨운 사연과 청취자들의 따뜻한 격려전화로 방송때마다 심금을 울려 방송계에서 「눈물의 스튜디오」로까지 불리고 있는 이 프로가 지난해 4월 첫 방송된 이래 지금까지 도움을 준 사람은 모두 53가구.

방송 초기에만 해도 전해오는 성금이 별로 많지 않았으나 가정주부들 사이에 소리없이 소문이 퍼지면서 호응이 늘기 시작,지난해까지 매회당 5백∼6백만원에 불과했던 성금이 최근에는 1천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프로에 소개된 안타까운 이야기는 셀 수 없이 많다.

방송 초기에 소개됐던 경기 안양의 무의탁 노인 문계운옹(당시 82세)은 거동이 불편한데도 50대 심장병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문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정부에서 매월 대주는 쌀 10㎏을 아껴 다시 나누어 주는 일이 고작이었다. 문옹은 걸어서 1시간여나 떨어진 남의 밭 한켠에 호박씨 2톨을 심어두고 가꾸는 등 재생의 꿈을 키우다 지난해말 숨졌다.

이 프로에는 요즘 매회마다 1백여명의 청취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중년부인과 장년층이 대부분인 이들은 『요즘도 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이웃이 그토록 많은지 몰랐다』며 눈물속에 전화를 걸어오곤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모금과는 별도로 남양주군의 우정스님은 방송에 소개된 주인공을 일일이 찾아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불교재단이 운영하는 양로원인 「장광원」은 무의탁 노인들을 무료로 받아주겠다고 나섰고 방송국으로 이불,쌀 등을 가져오는 이도 많다.

이 프로는 그간의 사회봉사 노력이 인정돼 지난해 한국방송대상(사회부문)을 수상했고 라디오방송 프로로는 처음으로 방송위원회가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담당 김재진PD는 『이 방송의 취지인 자비를 일깨우기 위해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계획했었다』며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가난한 이웃들이 본인의 무능력보다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의해 소외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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