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모자왕」 백성학씨 LA성금 10만불 본사 기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모자왕」 백성학씨 LA성금 10만불 본사 기탁

입력
1992.05.10 00:00
0 0

◎“작은 정성 교민재기 밀알됐으면”/“폭동시 현장에… 울분·무력감교차/졸부근성 벗고 사랑·절제 힘쓸때계기가 있을 때마다 어렵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거액을 쾌척해온 「모자왕」 백성학씨(53·경기 부천시 중구 오정동 202의 1)가 9일 상오 한국일보사를 방문,LA 미주본사를 통해 교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10만달러(한화 7천8백20만원)을 또 기탁했다.

6·25전쟁 고아에서 세계최대의 모자메이커인 (주)영안모자상사의 대표이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 백씨는 『작은 정성이나마 교민들의 복구사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백씨는 지난달 29∼30일 폭동의 현장에 있었다. 시카고의 국제모임 참석후 귀로에 29일 하오 4시께 LA에 들른 백씨는 「불타는 도시」를 LA현지법인의 직원 1명과 함께 돌아보면서 무력감으로 인한 서러움,울분 등을 삭여야 했다.

칼슨가에 있는 영안모자상사의 조립공장과 현지판매법인은 다행히 피해가 없었지만 지난 25년간 수없이 미국을 드나들며 보아온 우리 교포들의 성취는 잿더미로 변하고 있었다.

다음날 귀국하기까지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사태를 유심히 관찰한 백씨는 『발단이야 무엇이든 우리 해외교포사회도 절제와 사랑의 정신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이번 일을 재기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민족의 근면성은 미국의 흑·백인 모두가 인정한다. 하지만 애써 모은 부가 화려한 옷,고급승용차,어줍잖게 현지인을 모방하는 언동으로 나타날 때 현지인들은 「오리엔탈 멍키」(동양의 원숭이)라고 등뒤에서 손가락질한다.

51년 1·4후퇴때 단신 월남,각처를 떠돌다 강원 홍천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생활하던 「쇼리」 백씨는 박격포부대인 110중대 2소대원들과 「빌리」라는 한 미군병사의 도움으로 전쟁을 견뎠다.

16세 되던 55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모자공장에 일자리를 구해 월 5백환씩 받고 하루 18시간씩 1년중 설날 이틀만 쉬며 일했던 백소년은 19세때 독립,국내 4개를 비롯해 북미주 12개,중남미 5개,서남아 4개 등 세계각지에 현지 공장과 법인을 운영하며 연간 매출액 1억4천여만달러를 기록하는 세계최대 모자회사를 일궈냈다.

백씨와 전쟁당시 소대원들,빌리로 기억됐던 미국인 비티씨와의 상봉사연은 그간 두차례(86년 6월25일·90년 5월23일) 한국일보에 보도됐다.

백씨는 83년 독립기념관 건립기금으로 5억원을 쾌척했고 화재가 나자 다시 1억원을 성금으로 냈었다.

86년 9월에는 홍천에 국내최초의 사설 사회복지시설단지인 「백학마을」을 세웠다.<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