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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각된 일 「국제공헌」/작년 사상최대 무역흑자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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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각된 일 「국제공헌」/작년 사상최대 무역흑자 계기

입력
199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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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보호·동구지원 등 일 국내외서 거론/PKO 등 군사대국 지향할까 주변국 우려도【동경=이상호특파원】 불황이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일본이 지난 한해 1천1백34억4천2백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62.4%가 늘어난 「사상최대」의 기록이다.

경상수지 역시 9백억8천4백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7배가 증가,사상 두번째였다.

지난해 일본의 국제수지는 두가지 면에서 특징지어진다. 하나는 계속 적자였던 장기자본 수지가 11년만에 대폭의 흑자를 보여 국제자본의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또다른 하나는 이에 따라 세계자금의 일본집중 현상이 심화돼 일본의 「국제공헌」 문제가 자연스럽고도 강력히 재부각됐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상수지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국내경기 부진 때문이다. 불황으로 내수가 신통치 않다보니 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수출 드라이브정책을 실시,높은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금,회화,고급소비재 등의 수입은 크게 줄었다.

일본정부는 90년도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 증가분 약 4백60억달러중 금 투자감소 및 원유가격의 하락에 따른 것이 각각 25%(약 1백억달러) 정도이고 거품 경제붕괴에 따른 회화 및 보석류 등 사치품의 수입감소가 약 10%(40억달러)라고 밝혔다. 여기에 엔고에 의한 달러기준 수출가격의 상승이 겹쳐 흑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81년이후 계속 적자를 보여 86년에는 1천4백46억달러 적자까지 기록했던 장기자본수지가 이번에는 4백4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는데 그 이유는 일본의 주식시장에 외국자본이 계속 몰려들고 있는 반면 거품경제 붕괴의 후유증과 세계경기부진 등으로 일본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일본이 무역과 자본 양쪽에서 거대한 흑자를 안게 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마찰문제 못지않게 「흑자초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일본의 국제 공헌문제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구 소련 및 동구지원,지구환경보호문제,중동부흥 등 각지의 자금수요는 많으나 세계적인 자금부족현상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앞으로 싫든 좋든간에 「국제공헌」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자금환류에 의한 국제공헌으로 일본은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대국을 목표로 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특히 아시아 주변국가들의 「이해」를 얻어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참가 등에 의한 「인적·군사적 공헌」에 본격 나서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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