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 딸과 어려운생계 불구/남편일기 보고 “그분의 뜻” 결심8일 상오 11시30분 고려대 교직원 식당에서는 이 학교 교직원 장학회장 이남국씨(52) 등 교직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감사패수여식이 열렸다.
이 자리는 3년전 이 학교 인사과 직원으로 재직중 순직한 이용근씨(당시 37세)의 미망인 박소연씨(40)가 장학기금 1천만원을 기탁해온데 대해 장학회 직원들이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마련한 것.
장학회장 이씨는 『백만장자의 수억원보다 빈자의 일등이 훨씬 고귀한 것』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든 박 여사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씨도 『뒤늦게야 남편의 뜻을 실행에 옮겨 오히려 송구스럽다』며 『학창시절의 남편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난 김용근씨는 법조인이될 꿈을 안고 고려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가정교사 등으로 고학을 하는 바람에 고시준비를 소홀히해 고시합격의 꿈을 이루지 못한채 모교직원으로 들어왔었다.
낮에는 인사과에서 근무하고 밤이면 후배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법전과 씨름하던 김씨는 89년 10월 과로로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박씨는 최근 국교에 다니는 딸과의 생계를 위해 아파트를 전세 놓고 이사하던중 우연히 눈에띈 남편의 일기장을 보골 장학금을 마련하게 됐다.
낡은 일기장에는 『나처럼 불우한 후배학생들을 돕지 못해 안타깝다』는 구절과 함께 교직원장학회를 구성할때 만든 장학회규약 초안도 들어있었다.
박씨는 즉시 남편 장례때 들어온 부조금과 남편이 붓다만 재형저축을 해약,1천만원을 만들어 학교측에 기부했다.
교직원장학회측은 3백여 교직원들이 매월 2천원씩 거두어 모은 2천만원에 박씨가 내놓은 1천만원을 보태 다름학기부터 2명의 불우학생에게 40만원씩을 나누어줄 예정이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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