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폭동이후 미국의 각 주에서 인종문제와 결부된 사건을 맡고 있는 판사들이 배심원단 구성에 애를먹고 있다. 특히 로드니 킹 사건처럼 경찰이 흑인을 살해 또는 가해한 혐의로 기소된 경우 배심원단의 무죄평결이 폭동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크게 일고 있고,결과적으로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그 대표적 사례가 플로리다주의 「로자노」 재판이다. 라틴계 경찰관 윌리엄 로자노는 지난 89년 마이애미 흑인거주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흑인을 사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로자노는 다른 경찰의 검문으로부터 도망쳐나온 이 흑인이 자신을 치려고 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이 사건이 나자 마이애미에서 3일간 폭동이 발생,1명이 죽고 1백36채의 건물이 방화됐다.
마이애미시를 포함하는 데이드카운티에서 열린 1심재판에서 로자노는 배심원으로부터 유죄평결을 받았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이 평결을 기각하고 재판관할지를 다른 카운티로 옮길것을 판결했다. 이유는 배심원들이 무죄평결을 내릴 경우 폭동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한것이 평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담당 고등법원판사는 작년 이 사건관할지를 올란도가 있는 오렌지카운티로 옮겼다. 마이애미지역의 흑인인구가 20%인데 반해 올란도지역은 10%로 인종적 감정을 줄일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로드니 킹 사건으로 폭동이 있고나자 담당고법판사는 6일 흑인인구가 많은 레온카운티로 관할지역을 또 옮겼다. 판사는 『LA폭동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다』며 『배심원단에 흑인을 넣기위해 관할지를 옮겼다』고 말하고있다. 로자노의 변호사는 재판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댈라스에서는 선거직 고위공직자인 흑인 카운티커미셔너가 폭행혐의로 기소되어 최근 재판이 진행중인데 LA폭동후 재판정에서 방청객들이 배심원을 향해 『인종주의자들』이라고 외치며 삿대질을 하는 소동을 벌였고 검사와 배심원이 협박전화를 받아 공정한 재판이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배심재판에서 문제는 배심원 선정과정이 까다로워진 점을 넘어 공정한 평결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하고 있다. 즉 배심원들이 유무죄를 증거에 의해 정확히 판단하려하지 않고 사회가 시끄럽지 않도록 평결하려는 경향을 보일것이기 때문이다.<뉴욕에서>뉴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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