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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렬에 흑인들 손가락질/폭동이후 열흘… LA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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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렬에 흑인들 손가락질/폭동이후 열흘… LA 이모저모

입력
199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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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머니·노라이프” 피켓 시위도/폭동 근본원인 “없는자의 광기”/약탈 수감자 1만5천… LA 사법사상 최고○“한인피해 가슴아파”

○…폭동 피해복구대책을 마련키 위해 LA에 온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7일 최대피해를 당한 사우스 센트럴지역과 한인타운을 직접 순방.

부시 대통령은 주변의 교통이 차단된 상태에서 방탄차로 크렌셔가를 돌아봤으며 이날 하오 2시(한국시간 8일 상오) 한인타운을 방문,교민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다하는 모습.

부시 대통령은 간담회에서의 『한인사회가 막심한 피해를 본 것이 가슴아프다』며 『한인피해를 보고 연방정부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복구지원 의사를 피력.

그는 『한인사회의 재건노력은 감동 그 자체였다』면서 『곧 일차적인 연방지원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약속.

부시 대통령은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에대해 이번 사태는 절대로 「미국적」이지 않은 사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부연.

이에앞서 부시 대통령은 사우스텐트럴지역내 침례교회모임에 참석,『인종간 폭력과 편견은 우리 모두의 수치』라며 『이를 제거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고 호소. 부시 대통령의 피해지역 방문에는 잭 캠프 주택장관과 흑인으로는 유일한 연방정부 각료인 루이 설리반 보건후생장관이 수행하며 보좌.

○폐허건물 아직 연기

○…부시 대통령은 사우스 센트럴지역의 크렌셔가를 방문하는 도중 일부 흑인들로부터 욕설을 의미하는 손가락질을 받는 등 수모.

특히 전반적으로 주민들의 냉대와 차가운 분위기가 드러나 흑백갈등이 최악의 상황임을 입증.

크렌셔가의 일부 가게에서는 부시가 방문한 시각에도 연기가 솟아올라 당시 참상을 반증.

부시 대통령이 교민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동안 간담회장 주변에서는 5백여명의 교포들과 피해주민들이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노머니 노라이프(지원없이는 살수없다)」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

일부 시위자들은 『폭동당시 경찰은 어디에 있었는가』 『게이츠 경찰국장은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주변건물 옥상에 중무장 경찰을 배치하고 3∼4겹의 방어벽을 치는가하면 헬기 3대를 띄우는 등 총력경비태세.또한 간담회와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올림픽가는 완전히 차단.

백악관측도 LA시가 아직 불안한 상황임을 감안,대통령의 신변보호에 각별히 주의. 심지어 그의 LA방문이 TV로 생중계될 경우 「현재위치」가 노출돼 테러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방송국에 생중계 자제를 요청.

이에대해 LA현지에서는 『경찰 등이 부시 경호처럼 일사불란하게만 움직였어도 폭동이 훨씬 일찍 수습됐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

○재산피해 7억불상회

○…LA경찰은 폭동혐의로 체포된 사람만도 1만4천8백26명으로 이때문에 수감자수가 LA 사법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 최종피해집계는 사망 54명,부상 2천3백83명,재산피해 최소 7억8천5백만달러.

이에따라 LA사법부는 혐의가 무거운 피의자들에 대한 심리기간을 5일 연장키로 하는 등 업무폭주 해소방안에 고심.

LA경찰은 또 『체포자중 1천여명이 불법체류자』라며 『이들 대부분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멕시코 등 히스패닉계였다』고 공개. 이들 불법체류자들은 모두 이민국에 넘겨질 것이라고 LA경찰관계자가 귀뜸.

○경비충당조항 악용

○…LA시당국은 8일 폭동 피해주민 구호금 모집을 자청하고 나선 일부 사설 모금단체가 거둬들인 구호금중 일부를 착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로버트 번즈 LA시 공공사업부 대변인은 이날 『일부 모금단체가 기금자의 주머니를 약탈하고 있다』면서 이들 단체가 거둔 성금중 일정비율을 제반 소요경비에 충당할 수 있는 점을 악용,이같은 비도덕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

그는 이어 『이들의 행위는 합법적일지는 몰라도 윤리에 부합되는 것은 아닐것』이라며 모금행위와 관련한 『합법성과 윤리성의 간극은 그랜드 캐니언 대협곡처럼 넓다』고 첨언.

○훔친 고기로 파티

○…이번 폭동이 로드니킹의 무죄평결에 대한 분노가 한 원인이 됐지만 그보다도 「없는자의 분풀이 광기」가 더 큰 이유였다고 LA타임스가 7일 보도.

이 신문은 「폭동원인과 치유책」이라는 시리즈에서 상점분탕질에 참여했던 히스패닉계청년 호세군(22)의 경우를 인용해 이같이 분석.

호세군은 폭동 와중에서 맥주 37상자,쇠고기 두짝,소다 3상자,금줄장식 2개 등 온갖 물건을 약탈했는데 그 이유를 『가게에 물건사러갔다가 2센트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쫓겨난 쓰라린 경험때문』이라고 강변.

호세군은 집 뒤뜰에서 친구들과 훔친 맥주와 고기로 바비큐파티를 벌이면서 『2센트에대한 값을 톡톡히 치렀다』며 희희낙락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

■특별취재반

▲LA미주본사

본사특파:이상석 이준희기자

LA본사:조윤성 박봉현 권기준 문태기 이한욱 김성환 하천식기자

사진:박세훈 유근철 김정석기자

▲워싱턴 정일화특파원 유석희기자

▲뉴욕 김수종특파원 송혜란기자

▲샌프란시스코 박승쾌기자

▲시카고 김용화지사장

▲시애틀 조병우지사장

▲아틀랜타 김학규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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