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 북측 한때 결렬선언… 우리측 양보/화기속 만찬… “사랑해” 즉석 노래에 갈채도▷합의성사 막전막후◁
7일 회의에서 남북양측이 내놓은 실천기구 합의와 이산가족 방문사업은 전날 하오 2시께부터 이날 새벽 6시께까지 진행된 마라톤 협상의 산물.
대표접촉에서 시작,각분과 위원장 접촉으로 이어진 담판이 계속되는 동안 양측은 수시로 관계자 구수회의를 갖고 즉석에서 협상대책을 수정하는 등 부산하고도 긴박한 분위기.
특히 북측은 이례적으로 협상에 신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우리측을 놀라게 했는데 서울로 오기전 합의 도출에 대한 모종의 「특명」을 받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 정도.
실제로 북측은 협상도중 당사자들이 수시로 자리를 떠나 모처와 의견교환을 나눈뒤 입장을 선회하는 경우가 잦았다는게 우리측 관계자들의 귀띔.
이번 협상에서 가장 진통을 겪은 분야는 양측의 군출신 대표들이 대좌한 군사분과위원장 접촉.
이들은 6일 하오와 저녁 두차례 회동했으나 이견조정에 실패,결국 7일 새벽 다시 만나는 등 무려 7시간여에 걸친 「사투」를 벌인 끝에 이날 새벽 6시께 가까스로 군사공동위 구성문안에 최종 합의.
양측의 주된 쟁점은 위원장 직급 표시문제와 불가침 이행문제 토의를 공동위 기능에 포함시킬지 여부.
북측은 위원장의 직급을 계급으로 하고자 해 남북간의 계급구조 차이(북측의 중장은 우리측의 소장에 해당)를 교묘히 활용하려는 의도를 노출. 즉,위원장 직급을 단순히 중장으로 표시할 경우 우리측의 중장이 북측의 소장급 인물을 상대하게 되는 사태를 우리측은 경계했던 것. 결국 양측은 「차관급」이라는 어정쩡한 결론으로 매듭.
이와함께 김영철 북측위원장은 「불가침 분야의 전반적 이행」을 공동위 의제로 넣을 것을 우리측에 끈질기게 요구하다 여의치 않자 이날 새벽 4시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한때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해 위기감을 조성. 그러나 이는 우리측이 북측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간신히 진정.
이에비해 정치,교류협력위의 경우는 이번 회담 시작전에 이미 대부분 의견을 일치시켰던 상태여서 8일 하오 각각 1차례 회동을 통해 원만히 합의점에 도달.
한편 정치분야의 「화해공동위」구성은 북측의 고향방문단 제의 등 「성의」표시에 대해 우리측이 「감사」의 뜻으로 쉽게 응해 성사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
한편 지난 6차 회담시 북한 김일성주석이 정 총리에게 제의해 8차 회담장소로 기대됐던 백두산은 양측 절충과정에서 북측이 난색을 표시해 평양으로 변경.
또 8차 회담일자도 당초 8월로 예상됐으나 8·15 고향방문단 교환으로 9월로 늦춰졌는데,우리측이 추석(9월10일) 명절을,북측이 노동당 창당일(9월9일)을 들어 9월15일로 결정.
▷서명 행사◁
이날 회의는 당초 비공개로 예정됐으나 합의를 성사시킨 막후 절충으로 공개리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1시간20여분간 진행.
양측회담 대표들은 철야로 치달았던 전날 협상탓인지 다소 피곤해 보이면서도 회담의 성과에 만족한듯이 시종 웃음을 잃지 않는 우호적 분위기.
이날 회의는 정 총리의 개회사에 이어 양측총리가 회담의 성과를 자축하는 인사말을 교환한뒤 서명 절차를 거쳐 쌍방 대변인의 공동발표문 낭독,양총리의 폐회발언순으로 착착 진행.
이번 회담의 절정기를 이룬 합의서 서명절차는 군사·교류·협력·정치분과위순으로 양측 위원장의 합의서 낭독에 이어 건별로 양측 총리가 서명하는 형식.
▷만찬◁
이날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서 열린 이해원 서울시장 주최 만찬은 양측 대표단 전원과 서울시의회 관계자,언론계,학계,예술계 인사 등 3백여명이 참석해 3시간여 동안 진행.
만찬에서는 특히 막바지에 초청인사로 참석한 박홍 서강대 총장이 즉석 연설과 독창으로 흥을 돋워 분위기를 고양.
박 총장은 만찬이 끝날 무렵 예정에 없이 무대에 올라가 『남북의 젊은이들도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한뒤 노래를 자청,「사랑해 당신을」을 멋들어지게 불렀으며 청중들은 열띤 박수와 환호로 호응.
이에 정 총리가 연 총리에게 『이 모든게 박 총장의 진심』이라고 말하자 연 총리도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는 표정을 짓기도.<이계성·이재열기자>이계성·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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