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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62% “「폭동」 부당했다”/타임·CNN 공동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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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62% “「폭동」 부당했다”/타임·CNN 공동 여론조사

입력
199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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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선 “약탈노려 킹 평결 이용” 비판/경찰들 “장면왜곡” “평결잘못” 엇갈려지난달 29일(한국시간 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던 유혈인종폭동의 광풍이 가라앉음에 따라 미국인들은 흑백을 불문하고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로드니 킹 사건」의 무죄평결이 갖는 의미와 향후 미국사회내 인종관계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줄곧 미국내 인종문제가 악화된 사실이 감지돼오지 않은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지난주 걷잡을 수 없는 「4·29인종폭동」이 터지고 나서야 비로소 백인과 흑인은 건너지 못할 얼마나 깊은 심연의 바다가 그들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또한 4·29사태때 나타난 폭력성은 양측간의 불신의 골을 더욱 넓고 깊게 파이게 했다.

흑인에겐 무죄평결이,백인에겐 평결발표후 폭력이 서로에 대한 공포와 경계심을 증폭시킨 것이다. 하지만 백인들은 이같은 경찰폭력을 자신의 주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실로 경찰폭력에 대한 흑백간의 상반된 반응만큼 이들이 어느정도 판이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흑인은 나아가 경찰의 잔혹행위를 당하고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는 생각에 더욱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아무리 결백해도,또 연행과정에서 아무리 가혹하게 취급당해도 「이중적으로 적용되는」 미국사법제도상 경찰이 직권남용으로 기소되는 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킹 사건 발생이후 많은 흑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수천만 전세계 시청자가 목격한바와 같이 유죄를 평결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결의 결과는 이같은 기대를 무참히 저버렸다.

지난 1일 양켈로비치 클랜시 슐만에 의해 행해진 타임/CNN 공동여론조사 결과,흑인응답자 2백명중 78%가,그리고 백인응답자 7백98명중 79%가 문제의 구타경찰관이 유죄평결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62%의 백인과 92%의 흑인이 자신이 배심원이었다면 유죄평결을 내렸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4·29 인종폭동에 대해서 「완전히 부당한것」으로 응답한 경우는 백인 63%,흑인 42%였고 「약간 부당한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백인 14%,흑인 20%였다.

반면 흑인 15%와 백인 4%는 폭동이 「완전히 정당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흑인들은 이번 인종폭동이 「로드니 킹 사건 평결에 대한 진정한 반발」이라기 보다는 「그 상황을 이용해 폭력과 약탈 등 정당화하려는 일부사람들」에 의해 야기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백인들의 견해에 수긍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이번조사는 흑인에 대한 백인의 비판이 과거 수년동안 많이 수그러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예로 『백인은 흑인이 자기제어능력이 없다고 믿고 있다』는 흑인응답자가 무려 65%나 되었다. 그러나 실제는 17%의 백인만이 그러하게 생각하고 있고 63%는 이를 부정한 결과치가 나왔다.

심지어 경찰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백인 대다수처럼 경찰도 무죄평결인 구타경관의 잔혹행위를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경관은 시민이 방영된 구타장면에 대해 왜곡된 인상을 받았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휴스턴시경 절도과의 도그 엘더경사는 『재판이 시작도 되기전에 이미 그 문제의 테이프와 언론,그리고 정치가들이 폭행경관에 대해 기소,재판,판결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가들이 그 문제에 기름을 쏟아부었다』며 화살을 정치권으로 돌렸다.

그러나 조지 부시대통령은 킹에 대한 경찰의 집단구타행위가 「혐오스런 것」이었으며 이에 대해 「고통」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부시는 킹의 시민권을 짓밟은 문제의 경찰관 4명의 기소를 위한 재조사 착수를 연방대배심에 명령했다.

이같은 연방정부의 움직임은 회의적인 흑인들이 마침내 사법체계로부터 정당하고 공평한 처우를 얻어냈다고 확신하는데 도움을 줄는지는 지켜볼 일이다.<정리=김영걸기자>

□여론조사 항목별 응답

다음은 타임지와 CNN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항목별 응답결과이다.(단위는 %)

▲만약 당신이 배심원이었다면 어떤 평결을 내렸을 것인가.

①유죄: 백인 62 흑인 92

②무죄: 백인 4 흑인 2

③모르겠다:백인 34 흑인 6

▲평결이 발표되기 전에 당신은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 가?

①유죄: 백인 79 흑인 78

②무죄: 백인 7 흑인 15

③모르겠다:백인 14 흑인 7

▲당신의 주거지역 경찰관중 흑인을 편파적으로 대하는 숫자는 어느 정도인가?

①거의 혹은 전부: 백인 6 흑인 25

②일부: 백인 12 흑인 25

③소수: 백인 18 흑인 26

④전무 혹은 극히 일부:백인 38 흑인 10

▲당신은 경찰과 조우했을때 온당치 못하게 취급당할 위험성이 있다 고 느끼는가?

①그렇다: 백인 23 흑인 48

②그렇지 않다:백인 72 흑인 41

▲미국의 사법제도가 흑백을 공평하게 취급한다고 생각하는가?

①공평하다: 백인 28 흑인 5

②백인편만 든다:백인 43 흑인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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