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출신 총리 사임요구 무기한 단식돌입/시민 30여명 “행동통일”… 반정운동 확산【싱카포르=최해운특파원】 「죽음이냐,수친다총리의 사임이냐」
태국 민주화세력의 구심점인 잠롱 스리무앙(57) 전 방콕시장이 군 최고사령관 출신의 수친다 크라프라윤신임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지난 3월 총선후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태국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잠롱은 지난 4일밤 6만명의 환호하는 군중 앞에서 『수친다장군이 총리를 사임하지 않는한 죽음을 무릅쓰고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다음달 아침 약 5백명의 지지자에 둘러싸여 국회의사당 근처 아스팔트 위에 스티로폴 매트리스를 깔고 정좌,단식에 들어갔다.
잠롱은 최악의 경우라도 의료진의 진찰이나 정맥주사같은 응급처치를 거부하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잠롱의 단식에 고무돼 30여명의 정치인 시민들이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23일만에 병원으로 실려갔던 찰라드 스리무앙 전 의원도 의사당앞 잠롱과 가까운 곳에서 단식을 재개했다.
야당의 이같은 단식투쟁은 군부가 정치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총리만은 국민이 뽑은 의원가운데 선출돼야한다는 국민의 기대와 야당의 요구가 묵살된채 지난달 중순 군 최고사령관인 수친다장군이 군복을 벗고 총리에 앉음으로써 야기됐다.
수친다가 총리에 기용된 직후 학생 시민들이 잇단 반정부집회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 잠롱의 단식은 반정부운동의 대규모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착실한 불교도이며 청렴결백하기로 세계적 명성을 떨쳐 「미스터 클린」이란 별명을 지닌 잠롱은 방콕시장자리를 내놓고 지난 총선에 뛰어들어 방콕시 의석 37개 가운데 35석을 석권했으나 지방에서는 아직 지명도가 낮아 많은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세력의 압력과 대규모집회가 계속되고 있으나 수친다 신임총리는 『내가 사임할 경우 더 큰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임 불가의지를 재확인했다.
사태가 심상치않자 군 최고사령관 카세트 로자나닐장군은 『반정부사태가 악화될 경우 계엄령이 재선포될지 모른다』고 경고한 것으로 보도했다.
국영라디오나 TV방송은 반정부세력의 움직임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신문들은 일반적으로 수친다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싣고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최근의 사태진전과 관련,「마주보고 달리는 두대의 열차를 보는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태국 정국은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