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에 영업 재개요청 쇄도/일부 “집세 안받겠다” 복구지원/흑인고용 확대등 갈등완화 의견도『한인 상인들이여,모든 것을 잊고 다시 돌아오라』
1백40만 재미교포에게 커다란 고통과 상처를 안겨준 LA폭동의 장본인,흑인들이 우리 교민상인들을 다시 찾고 있다.
분탕질을 친지 며칠이 안돼 그들은 한인교포의 존재가치,필요성을 새삼 다시 깨닫고 있다.
흑인 커뮤니티에서 한인업소들이 다시 문을 열어 달라는 빗발치는 요청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하루 생계유지조차 힘든 많은 흑인주민들의 생계가 막연해졌기 때문이다.
한인상가가 흑인들에게 약탈과 방화를 당한후 당장 생활이 어려워진 흑인주민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일동안 계속된 약탈행위로 졸지에 30만달러의 재산을 날린 흑인밀집지역의 슈퍼마켓(박스마켓)주인 박광운씨(50)는 5일 『당장 먹을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흑인주민들의 영업재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약탈 등으로 입은 상처가 아직도 깊이 남아 있지만 가능한한 빨리 문을 열 작정』이라고 말했다.
3일부터 박씨부부는 인근 주민과 타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가게안팎을 치우고 부서진 시설의 응급보수에 진력한 결과 6일 아침부터 식료품 등을 우선 들여놓고 가게일부를 다시 열었다.
양식있는 일부 흑인들은 교민들의 성실한 복구작업을 지켜보며 파괴해놓고 다시 아쉬운 소리를 하게된 자신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역시 슈퍼마켓을 하고 있는 김두준씨는 흑인 건물주로부터 『내가 흑인이라는 사실에 참담함마저 느낀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3개월동안 집세를 안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외에도 많은 한인업소들에 이웃 흑인들의 위로와 협력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흑인폭동에 방화 또는 약탈당한 한인업소만도 1천6백여개소에,피해액은 3억1천만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민들이 흑인의 집중표적이 된 것은 일차적으로 업소가 흑인거주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많은 한인들이 길가 노점상에서부터 햄버거가게·주류점·슈퍼마켓·세탁소·주유소·의류상 등 노동집약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민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한인들은 중국인 또는 유태인이 이미 떠난 위험하고 힘든 직종과 지역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흑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토착세력인 자신들이 차지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한인들이 끼여드는 것이 못마땅하다.
웨스턴 스와프 밋 등에 의류를 공급해오던 흑인 마이클 에번스씨는 『이번 폭동이 한흑갈등이 직접원인은 아니지만 입주 상인중 흑인이 30%만 됐어도 방화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폭도들이 날뛰던 상황에서 흑인입주 상인이 거의 전무한 스와프 밋을 흑인주민들이 보호해줄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LA흑인폭동을 단순히 한흑갈등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되며 교민사회의 「삶의 터전」 자체를 재검토하는 기회가 돼야한다.
장기적으로 볼때 흑인지역의 한인업주들은 65년 와츠폭동때 유태인업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흑인지역에서 나와야 한다는게 교민사회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흑인들이 백인주류의 미국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는한 흑인지역에서 장사한다는 것은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을 안고 장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다시 흑인지역에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계속 흑인지역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 들어오는 한인 상인들은 흑인 고용에도 신경쓰고 흑인상인에게 일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야한다.
흑인들의 한인복귀 호소는 「일시적인 요청」일 뿐이라는 것을 재인식해야한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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