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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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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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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열리는 모의국회는 기발한 착상과 예리한 현실풍자가 번뜩인다.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긴 하나,진짜 국회의 탁상공론보다 오히려 탁 쏘는 맛이 강하다. 한편으론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속엔 날카로운 비판의 비수가 번뜩이는 것 같다. 대학의 모의국회 발언내용은 때로 신선하면서 통쾌감을 남기기도 한다. ◆이번엔 노인들이 모여 모의국회를 열고 노후의 노성을 터뜨렸다.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는 주제부터가 아주 현실성이 높다. 계속된 열변은 한결같이 질타형이다. 『노인복지를 깔보는 대권 후보자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꿈도 꾸지 말라』고 호통친다. 우리를 푸대접하는 대통령과 장관은 누구의 아들이냐고 탁상을 치기도 한다. 이 자리에 모인 노인들의 결의는 굳건하다. 대통령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몫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노령층의 중대 결심이 구체화된 것일까. ◆65살이 넘는 노령인구가 작년에 2백만명을 넘어 섰다. 이미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했고 2천년에 가면 3백만명을 넘어서리라는 예상이다. 서울에서만도 1백살 이상의 노인이 2백59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고령자는 1백15살의 할머니라고 한다. 이들의 노후는 대개 안락하지 못하다. 가정과 사회로부터의 소외감이 날로 깊어만 간다. 노인들의 소망이 사회복지의 확충임은 당연하다. ◆모의국회서 드러난 노인들의 희망사항도 비슷하다. 의료보장·직업알선·임대주택·연금제 등을 바라고 있다. 여러가지 조사와 통계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노인들은 계속해서 일터를 갖기를 원하고 있다. 「백발의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고 임어당은 말했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 ◆노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울수야 없지만 되도록 일할 기회는 제공되어야 한다. 할 일이 없으면 노후는 더욱 빨리 무기력하게 되고 측은한 모습을 드러낸다.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한,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노인복지의 첫째 과제일 것이다. 대권 후보들의 답을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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