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흑간 「폭동처방」 토크쇼 활발/「초기에 경찰도주」 테이프 공개/재산손실 7억불 넘어… 당초보다 더 증가○…미 TV들은 4·29 LA 폭동이 진정되면서 한인 등 각계각층이 출연하는 토크쇼 프로그램을 편성,이번 사태의 원인과 처방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4일 하오 채널 7을 통해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 쇼의 경우 한인과 흑인들이 열띤 설전을 벌였다.
이 프로에 참여한 한인과 흑인들은 로드니 킹 사건 연루자에 대한 무죄평결에는 공히 분노를 표시했으나 흑인들의 약탈과 방화에 대해서는 이견을 노출.
일부 흑인 참석자는 흑인들의 행동은 잘못된 미국의 사법제도와 한인 상인들의 흑인 푸대접에 대한 「정당한 보복」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론은 그러나 흑인들이 자신의 문제를 한인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같은 날 채널 28에서 방영된 「타임 앤드 라이프」 프로그램에서도 LA의 각계각층 지도자가 출연,폭넓은 토론을 전개.
이 프로에 출연한 한인 변호사 앤젤라 오씨는 『미 언론이 백인들의 사고방식만을 반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유색인도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사법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샌퍼낸도 밸리지역의 한인 상가들은 방화와 약탈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30일 상인 20여명과 주민 30여명 등 50여명이 상오 6시까지 자체경비를 펴 큰 피해를 모면했다고.
이 지역 한인들은 상가 주위에 승용차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침입하려는 폭도들과 대화를 시도해 큰 피해를 모면한 것.
자체경비에는 대학생 등 청년층이 주로 참여했으나 가정주부 할머니들까지 자원하는 바람에 말리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사망 58명으로 집계
○…톰 브래들리 LA시장은 5일(현지시간) LA가 『정상을 회복했다』고 공식 선언했으나 한 운전자가 방위군 초소를 향해 돌진하다 총격을 받는 등 잔잔한 소요는 계속돼 긴장감은 여전히 계속.
LA시 당국은 이날 현재 사망자는 58명이며 부상은 중상 2백26명을 포함,2천3백83명이라고 발표. 또한 재산손실은 모두 7억1천7백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해 당초 피해액 5억5천만달러를 훨씬 초과.
○교포들,귀국도 고려
○…이번 폭동에 놀라 한인타운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는 한인 교포들이 늘고 있다.
교포들중 상당수는 한인타운을 떠나는 것은 물론 아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5일 한인들 외에도 백인들도 LA를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이유는 로드니 킹의 판결에 실망하고 이런 판결이 나올 수 있는 도시에선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논평.
○한인도 5명 구속돼
○…4·29 LA폭동때 교포 5명이 약탈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LA지방법원에서 이미 인정신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탈 및 방화혐의자들이 1만3천명이 넘어 이들에 대한 처리를 위해 법원은 지난 1일부터 비상체제로 근무하고 있는데 지난 3일 교포 3명이 약탈혐의로 인정신문을 받은데 이어 4일에는 또다른 교포 2명이 인정신문을 받았다는 것.
LA검찰은 사회가 혼란한 틈을 이용,범죄를 저지른 약탈범들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구형,엄벌로 다스릴 계획이다.
○체포자 수용 골머리
○…LA 폭동으로 체포된 1만3천여명에 대한 법적 절차가 본격화 되면서 현지 법정과 교도소가 초만원을 이뤄 이들을 수용하는 문제로 시당국이 골머리.
시측은 LA시와 카운티가 관장하는 구치소와 교도소의 전체 수용 상한선이 2만5천4백88명이라면서 폭동 발생전부터 수용돼온 인원까지 합쳐 이미 「정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
따라서 대부분 최소 10일씩의 구류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이는 이들 폭동관련 범법자를 어디에 가둬야 할지 문제라고.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은 4일 『미국의 인종차별이 LA 폭동에서 보여진 것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
흑인인 파월 대장은 이날 흑인주민이 많은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피스트대 개교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처음 LA 소요를 전해듣는 순간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실토.
그는 그러나 『경찰과 흑인 폭도들에 의한 폭력 어느것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우리(흑인)가 극복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다』고 강조.
파월 장군은 『흑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이 이룰 수 없는 목표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미국 스스로가 (인종갈등)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
○직무유기 단적 증거
○…사태 초기의 과정을 생생히 찍은 비디오테이프가 5일 최초로 공개됐는데 이 테이프는 특히 폭동발생 당시 극도의 혼란과 치안부재상황을 방치한채 사건현장을 도망치는 경찰의 모습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있는 경찰의 「직무유기」 문제에 결정적 증거가 될 듯.
흑인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티모시 골드먼이 촬영,LA 타임스지에 제보한 2시간이 넘는 이 비디오테이프는 흑인폭동의 도화선이 된 「로드니 킹」 평결 결과에 화난 흑인군중과 이들을 해산시키려는 경찰 20여명간의 치열한 몸싸움 장면부터 시작됐다.
이어 수분후 한 경찰이 동료에게 「이럴 필요 없어,떠나자」고 고함치자 경찰들은 모두 순찰차에 올라 현장을 떠나고 흑인들은 도망치는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졌다. 이때부터 폭도로 돌변한 흑인시위대들은 지나는 차량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으며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에 출동하던 경찰차 2대는 멈추지도 않은채 그냥 도망쳐 버렸다. 극렬한 약탈 방화장면이 계속된 이 테이프에서 더이상의 경찰모습은 찾을 길 없었다.
○…LA가 완연한 정상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종교계의 호소와 당국의 자수자 사면령이 주효한듯 약탈품 반환이 줄을 잇는 모습.
한 흑인 청년은 『당시 흥분한 나머지 물불을 가릴 수 없었다』면서 『피해자를 생각하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글썽.
○배심원들 신변걱정
○…흑인 폭동을 유발한 로드니 킹 사건 평결에 참여한 백인 배심원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점차 드러나면서 위협이 가해지는 등 신변이 불안해지자 전전긍긍.
평결 참여 배심원으로는 처음으로 신원이 공개된 크리스토퍼 모건씨는 유에스에이 투데이지 회견에서 폭동이 발생한데 대해 『자책감을 느낀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
모건의 부인은 남편의 신원이 공개되자 위협 전화와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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