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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청소년을 생각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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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청소년을 생각한다(사설)

입력
1992.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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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명의 약동을 축하하듯,5월의 태양은 자연의 잔치를 베푼다. 우리도 신선한 젊음을 구가하는 인간의 잔치를 벌인다. 어린이 사랑과 어버이와 스승에 대한 공경심 그리고 성년의 꿈과 희망을 북돋우는 마음이 한데 어울린다. 그래서 가정과 청소년의 달인 5월의 주인들은 언제나 젊고 싱싱하다.흥겨운 잔치마당에도 명암이 엇갈린다. 꿈과 희망만이 솟구치지가 않는다. 어린이날이 있으되,어린이는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간다. 청소년의 달임에도 젊은이들은 방황하고 있다. 가정의 합창은 박자가 틀리고 자기중심과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사회는 중심을 잡지못한채 포용력을 잃어가고 있다. 방임과 억제의 균형도 느슨하기만 하다. 제각기 모래알처럼 흩어져 소외와 외로움을 씹는다.

먼저 어린이들은 어떤가. 국민학교 상급반 학생들의 상당수가 놀랍게도 자살과 집을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원인은 공부에 대한 압박감과 폭력과 구박때문이라는 것이 최근 어떤 조사에서 밝혀졌다. 부모들의 타성화한 공부 제1주의의 강요가 어린이들을 시들어가게 하고 있다. 가정과 학교가 싫고 미워진다면 그 어린이들이 발붙일데가 어디란 말인가. 그런가하면 청소년의 비행이 가끔 세상을 뒤흔든다. 외국 대중가수의 그림자만 보고도 까무라치는 10대를 보고 어른들은 개탄만 거듭한다. 무조건 공부만 하라는 압력,그밖엔 알바 아니라는 방임 사이에서 청소년들이 표류하는 것은 막을 길이 없다. 편협한 어른세대의 가치관과 무정견한 성장세대의 가치관이 좀체 접목이 되지 않고 공백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의 청소년은 꿈을 상실하고 성취욕이 감소되어 간다. 해본들 되지가 않고 되었다 해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꿈을 잃은 젊은이는 젊음을 포기한거나 마찬가지다. 성취감이 달성 안되면 무기력에 빠져들고 결국은 탈선의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그럼에도 우리네 가정과 사회는 청소년의 정서와 문화의식의 조성에 좀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현실이다. 그들이 마음 깊이 바라는 것은 독립인격으로서의 대우이고 삶의 목표를 똑바로 정할 수 있는 환경일 것이다. 압박과 소외라는 극단의 긴장관계에서 정상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이 고리를 끊어 줄 책임이 어른에게 맡겨져 있다.

5월의 자연처럼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민감한 변화의 시기이다. 여기에서 강약을 조절하는 기능은 가정과 사회가 맡아야 한다.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서 청소년들의 변화를 향한 충동을 올바로 읽어줄 애정이 필요하다. 흐르는 물은 길을 터주어야 넘치지 않고 계속 흘러가는 이치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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