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성금모금에 감사/정부서 보상외교 희망”/흑인들 공동개발 제의… 이군 추모비 추진태평양 저편 LA에서 고통받는 동포의 소식은 「남의 일」일 수 없었다. 참혹히 불에 타 폐허가 된 상가앞에서 울부짖는 50대 교민의 눈물은 바로 우리의 슬픔이고 분노였다.
이처럼 고국 국민과 교민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은 한민족 특유의 동포애 때문이다. 그 뜨거운 동포애는 고국에 성금과 지원의 파도를 일렁이게 했고 LA 현지에서는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불굴의 의지를 불꽃튀게 하고 있다.
재건의 삽질을 선도하는 전수웅 LA 교민회장과 강득휘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이상석특파원이 만나 재건계획과 애로사항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편집자>
언제쯤 코리아타운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보나.
▲전수웅=한인타운 복구에는 최소한 반년이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연방정부에서 나오는 중소기업융자(SBA)를 이용하라고 얘기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해 재해기금을 타려면 보통 수속이 복잡한게 아니다.
이 기금은 연리 4%의 저리로 최고 50만달러를 최장 30년까지 융자받을 수 있으나 피해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수많은 자료를 제출해 대출을 받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그 달에 벌어서 매달 은행융자를 갚아가며 살아야 하는 교포로서는 그렇게 오랫동안을 버티기가 힘들다.
본국 정부에 요청하고 싶은 사항은.
▲강득휘=고국 정부에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지난 2일 현홍주 주미대사가 LA에 왔을때 몇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한인업소의 피해복구용으로 5천만달러 정도의 긴급 저리융자금을 지원해줬으면 고맙겠다.
물론 우리 교포는 이자 및 원금을 반드시 갚을 것이다. 둘째 고국동포의 정성어린 성금을 기대한다. 사실 우리교포 실업인들은 고국에 재해가 있을때마다 성의를 다해 도와왔다. 그에 대한 보상을 받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는 지금 그만큼 다급하다. 셋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정부 지도자들이 교포에 대한 긴급재해기금 원조제공 등을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정부에 요청해 줬으면 좋겠다.
넷째 이번 폭동때 숨진 이재성군의 추모비 건립에 협조를 부탁한다. 이군의 추모비는 한인타운내 아드모어공원에 세우고자 한다. 지난 65년에 발생했던 와트폭동 직후에도 추모비가 건립된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한인타운 복구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강득휘=주정부가 자금이 바닥나 있어 지원을 할 수 없다는게 윌슨 주지사의 설명이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윌슨 지사는 2년전 지사출마 당시 한인사회의 많은 지원을 받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처리함에 있어 교포사회에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전수웅=그는 이번 폭동진압 과정에서 늑장을 부린 책임을 교묘히 회피하려 하고 있다. 폭동개시후 12시간이 지나서야 병력을 출동시켜 놓고도 실탄지급이 늦어져 병력투입이 지연됐다고 변명하고 있다.
이번 폭동의 여파로 많은 한인업소가 LA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는데.
▲강득휘=속단하기 이르다. 일부 흑인 지도자들은 벌써부터 폐허가 된 한인업소 일대를 공동 개발하자고 제의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오고 있다.
▲전수웅=흑인 거주지역에서 영업하던 한인업주 대부분이 결국 그곳에서 영업을 재개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한인도 반성해야할 점이 많다. 이를테면 흑인 거주지역에서 영업을 하는 일부 한인들이 흑인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나 다루는 솜씨가 혹 서툴지 않았나 하는 점도 적극적으로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흑인을 깔본 점도 사실 있었고 그들이 물건을 사면 거스름돈을 내팽개치듯 공손히 주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는 이민생활이 일천한데서 나오는 행위지만 흑인의 감정을 자극하는 위험한 짓이다.
▲강득휘=그런면에서 이번 사건으로 우리 한인만 일심단결할게 아니라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이웃,특히 LA의 경우는 흑인과의 유대관계도 깊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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