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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기 뿌리 뽑으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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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기 뿌리 뽑으라(사설)

입력
1992.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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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3개월만에 부도를 내 2만여명의 선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신정제지사건은 증권가에서는 치밀하게 계획된 「상장사기극」이라는 의혹을 사고있다. 신정제지 사건은 증시상장의 허가에서부터 부도처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비리·불법·사기 등이 작용한 개연성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는 그렇지 않아도 부실 상장기업의 부도사건이 늘어남에 따라 공신력이 상당히 훼손되고 있다. 이번의 신정제지 사건까지 합쳐 지금까지 상장기업으로 부도를 낸 회사는 모두 13개사다.이에따라 13만명의 투자자가 2천5백억원의 피해를 입은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죄질이 모두가 처음부터 사기를 의도하고 있어 지극히 사악하다. 재테크시대에 악덕기업인들이 가정주부에서부터 심지어 농민들에 이르기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투자자의 돈을 사취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들이 범한 사기관행을 뿌리뽑지 않는한 증시의 명예회복은 어렵고 한국의 자본시장 발전도 그만큼 제약을 받는 것이다. 특히 이번의 신정제지 사건은 상장사기의 「종합작품」으로 그 표본이라는 혐의를 받고있다.

우리는 검찰당국이 이제 수사에 착수했음으로 철저히 파헤쳐 이러한 악질적인 경제사범을 발본색원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줬으면 한다. 신정제지사건에서 우선 의혹이 가는 것은 어떻게 해서 증권감독원이 이런 회사의 기업공개를 허용하게 됐느냐 하는 것이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신정제지를 지난해 8월께 3일동안 실지감리를 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기업측이 원천적으로 부채 등을 누락한다면 적발할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회계감사를 맡은 영화회계법인이 제대로 감사를 했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비리관행으로 봐 재무제표(장부)를 허위작성하는 분식이 주요한 기만수단으로 이용돼왔다. 공익회계사는 기업의 영향을 받지않고 기업회계의 정당성 여부를 공정하게 평가하게 돼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압력이나 또는 회유아래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등 분식을 해온 것이 비일비재하다. 신정제지의 사건에서 각별히 주목되는 것은 법인 대주주인 대신개발금융과 대신첨단산업 투자조합 및 개인 대주주인 유홍진사장이 신정제지가 상장된지 불과 1개월도 못돼 보유주식을 모두 팔아버린 점이다.

대신개발 금융과 대신첨단투자조합은 대신증권(회장 양재봉)의 계열사들이다.

대신개발 금융과 대신 첨단산업 투자조합은 상장후 주가가 오른 틈을 타 보유주식 48만주(26·2%)를 상장된지 20여일안에 발행가의 약 2배 되는 시가로 전량 처분했다는 것이다. 이어 유 사장도 보유주식 16만주를 매각했다. 이밖에 상장후 주가가 급등한 점이라든가 공개주선을 연고회사인 대신증권이 맡지않고 소형증권사인 대한증권이 담당한 것들도 석연치않다. 이 모든 의혹이 가려져야 하고 불법에 대해서는 엄청하게 응징이 따라야할 것이다. 검찰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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