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를 불사르고 있는 흑인 폭동은 아메리카의 비극이다. 미국 사회의 주류인 백인들은 공개적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이 사건의 근저에는 인종주의가 도사리고 있다.일제시대 관동대지진을 제외하고 외국거주 한국인이 이렇게 인종주의에 의한 공포에 빠진적은 없을 것이다. 당한 LA한국인은 물론 뉴욕 시카고의 한인들은 겁에 질려있다. 이제 미국도시의 폭동문제가 형제친척의 안전에 직결되는 한국인으로서 로드니 킹 사건이 미국서 어떻게 파급되고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이번 흑인폭동은 법의 공정성이 상식인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이것이 집단적 자존심을 건드릴때 사회소요가 발생한다는 평범한 사회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비디오테이프에 의해 로드니 킹이 백인경찰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는 것을 보고 상식적인 미국인이라면 경찰이 유죄평결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9일 배심원은 경찰에 무죄를 평결했다.
흑인의 비극은 스스로 자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인종적 편견에 의한 생래적인 것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만해도 흑인들의 분노는 이해될만하지만 폭동은 부메랑처럼 흑인공동체를 흠집내고 말 것이다. 백인에 대한 분노가 결국 자신들의 동네에 불을 지르거나 코리아타운같은 인접동네와의 단절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정작 분노하는 오만과 편견의 백인그룹은 그들의 공격권에서 벗어난 시미밸리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과 범죄와 가난속에 내던져진 흑인사회를 볼때마다 미국의 또다른 일면을 느끼게 된다. 세계의 모든 인종이 아메리컨드림을 품고 자발적으로 미국에 왔지만 현재 흑인의 조상들은 강제로 끌려온 노예들이었다.
이번 흑백갈등에 한인공동체가 미묘하게 끼어들게되고 미국 언론들이 당분간 이를 조명할 것이다.
LA교포들은 이번에 억울한 피해자임에 틀림없고 이 점은 흑인과 미국정부도 되새겨야할 일이다.
흑인의 상당수 특히 지식층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슬퍼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할게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단계 승화해서 이번사태가 흑인사회에서 장사를 하고 거래를 하면서 맺게된 인연때문임을 생각하고 흑인의 정서나 문화를 이해하며 인종적 편견을 조금씩 벗겨나가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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