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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총기무장 자구/“남은 가게라도 지키자” 철야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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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총기무장 자구/“남은 가게라도 지키자” 철야경비

입력
199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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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교민에 “무기지원” 호소도/곳곳서 폭도퇴치 총격전【로스앤젤레스=미주 본사 특별취재반】 공포의 무법천지에서 무고한 약탈·방화피해를 당해 피땀흘려 모은 재산을 수억달러어치나 잃은 한인들이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총기로 무장,필사적인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한인들은 리커(주류소매점) 스와프 밋(Swap Meet·저가물품 도매상가) 주유소 세탁소 등 거의 모든 한인업소가 노략질과 파괴의 대상이 되자 아직 온전한 곳이라도 지키기 위해 공동경비에 나서는 등 힘겨운 자위활동을 하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업소입구에 「흑인소유」라는 팻말을 거는 기지를 발휘하고 있다.

흑인 거주지역인 사우스센트럴의 슬라슨가 슬라슨 스와프밋은 사장 윤성섭씨(49)와 자체 경비원 15명이 경찰헬기와 순찰차 등의 경비지원을 받으며 흑인폭도 퇴치에 나서 공포의 30일 밤(현지시간)을 큰탈없이 넘겼다.

권총·장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차를 타고 지나가며 자동소총을 쏘아대는 흑인폭도에 응사,피해를 예방했다. 사장 윤씨는 경비원을 30명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젊은 입주상인 20여명도 경비에 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올림픽과 그랜뷰가의 올릴픽 디스카운트 스와프밋에서는 한인 6명이 자동소총·권총으로 무장하고 옥상 주차장 등에서 철야하며 폭도들의 접근을 막았다.

대형시장인 가주마켓에서도 주인과 한인경비원 10여명이 권총을 들고 지붕에 올라가 24시간 경비,폭도들의 접근을 막았다.

한인타운의 대표적 전자제품 업소인 헐리트론과 코스모스 전자도 폭도들의 습격을 받았으나 헐리트론에서는 상점입구에 바리케이드 삼아 세워둔 트럭을 폭도들이 밀쳐내고 난입하려는 순간 한인 직원들이 공포를 발사해 물리쳤다.

코스모스전자도 다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고 전 직원이 비상경계하고 있다.

산타모니카와 웨스턴가 사이에서 영업하는 업주 3명은 총을 발사,폭도 3명중 1명에게 부상을 입혔는데 이 광경이 채널 7TV로 생중계돼 흑인폭도들이 함부로 한인업소에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한인업소의 경비에는 휴가중인 한인 FBI대원도 가세,맹활약했다. 이 FBI대원은 『동포들의 생명이 위험한 사태에 공직자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인들은 자체방어용 총과 탄약을 구하기위해 라디오 한국 라디오 코리아 등 LA의 4개 한인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LA인근 한인들로부터 무기를 빌릴 수 있게 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스와프밋에서는 직원으로 일하는 흑인들이 흑인폭도들의 접근을 앞장서 막아주었으며 흑인 주민들과의 관계가 좋은 업소에 대해서는 폭도들도 『저곳은 내버려 두자』고 습격을 자제해 평소의 관계가 중요함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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