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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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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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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보리가 패고 은행잎이 넓게 퍼져나가는 녹음방초의 계절이라서 좋다. 뻐꾸기 울음속에 해는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고 꾀꼬리 소리는 무더운 여름을 재촉한다. 아무도 가는 봄을 잡지 못한다. ◆한국의 봄은 너무 짧다. 꽃이 피어 봄이 왔는가 싶으면,잎이 피어 초여름을 재촉하는 것이 우리의 계절감각이다. 그래서 김영랑은 아예 모란이 피기까지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모란이 비에 젖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기겠다는 것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이다. 1주일 뒤인 15일은 스승의 날로 이 모두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인간관계를 규범한 날들이다. 이처럼 사회윤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날로 증가하는 청소년의 비행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물론 청소년 범죄가 우리나라만의 사회적 문제는 아니다. 구미 선진국도 다같이 앓고 있는 공통된 문명병이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청소년 범죄의 증가추세가 급속도인 데다가 범죄형태가 점차 흉포화 해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학교주변의 유해환경에서 오는 자극 때문에 청소년의 성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하루속히 퇴폐산업의 철저한 단속이 아쉽다. ◆비행청소년 문제는 사회적 전환기에서 오는 진통쯤으로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청소년 교육의 원점을 되새겨봐야겠다. 플라톤은 교육의 본질을 진리탐구와 인격형성에 뒀으며 아인슈타인은 지식이 아닌 지혜에 역점을 뒀다. 두 사람이 다같이 산업사회에서 빠지기 쉬운 물질만능과 배금사상을 경계했다. 우선 가정이나 학교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부터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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