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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상가 수백곳 방화 약탈/LA최악 흑인 폭동… 비상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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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상가 수백곳 방화 약탈/LA최악 흑인 폭동… 비상선포

입력
1992.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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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경관 무죄평결 자극/미국인 백50여명 사상/교포 1명 실종… 피해 더 늘어날듯【로스앤젤레스=미주본사 특별취재반】 29일 하오 5시(한국시간 30일 상오 9시)께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에 최악의 흑인 인종폭동이 발생해 시일원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방위군이 사태진압을 위해 투입됐다.

이날 폭동은 지난해 3월 발생한 흑인 로드니 킹에 대한 로스앤젤레스 경찰청 소속 경찰관 4명의 집단 구타사건 재판에서 혐의 경찰관에 대한 무죄평결이 내려지자 평결결과에 흥분한 흑인들이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면서 비롯됐다.★관련기사 4·5·23면

흑인들의 폭동이 점차 과격해지면서 흑인 밀집지역과 인접한 수많은 한인업소들이 방화 약탈을 당하는 등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흥분한 흑인 시위대는 또 거리에서 백인은 물론 한인교포들에게도 무차별로 폭행을 가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톰 브래들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하오 6시반을 기해 시 전역에 걸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피트 윌슨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브래들리 시장의 요청에 따라 주방위군 2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폭동지역을 봉쇄하고 사태진압에 나섰다.

이날 폭동은 사건재판이 있던 시미밸리 지방법원 앞에 모여있던 2백여명의 흑인 시민들이 무죄평결 소식에 분노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정의는 실종됐다』는 구호를 외치며 법원건물에 투석하고 유리창을 깼다.

쇠파이프·각목으로 무장한 흑인들은 떼로 물려다니며 폭행과 약탈을 자행하며 곳곳에 방화해 시일원 1백50여개소에 불길이 치솟았다. 개중에는 소지한 권총 등 화기를 쏘아대 시내 곳곳에서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여기에는 멕시코계 미국인들까지 합세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청과 경찰청이 있는 시내 중심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LA 국제공항 부근에서도 불길이 치솟아 공항당국은 항로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30일 상오 9시 현재 사망자는 경관 2명을 포함,11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도 1백50명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총격으로 중태인 부상자도 30여명을 넘어서고 있어 인명피해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흑인 지도자들은 이번 무죄평결이 인종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서 이번 사태가 대규모 인종분규로 비화될 조짐이다.

브래들리 LA시장은 평결발표후 담화를 통해 『이 평결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격앙된 감정을 표시했다. 한편 흑인들이 이번 「로드니 킹」 사건에 대한 무죄평결과 두순자씨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을 싸잡아 비판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LA 한인인사회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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