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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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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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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총리들이 어느 심포지엄에서 「정치인 자질향상」을 21세기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고 한다. 또 부패·무능·이기주의 등으로 권위없는 권력의 형체만이 존재,국가를 퇴락의 길로 끌고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아픈 지적도 있었다. 국민간에 정치혐오와 불신이 만연되고 있는 현실에서 나온 원로들의 이같은 지적은 너무나 당연한데 도대체 씨알이 먹힐 것 같지가 않아 탈이다. ◆요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여당의 대통령 후보경선 과정을 봐도 민주정치의 축제로 삼겠다는 당초의 다짐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경선의 명분은 잇단 외압설속에 퇴색되고 있는가하면 그런설을 퍼뜨리는 쪽을 겨냥해 누가 누구를 탓하는가라는 비아냥마저 나돈다. 5공 집권 초기 막강 여당과 공손한 야당을 정치공작으로 급조하면서 정치인들을 『이리가라』 『저리가라』 『정치한다』 『못한다』고 멋대로 부리는데 끼였던 사람들이 아니냐는 것이다. ◆오랜 민주투쟁을 자랑하는 쪽이 이제와서 공작적 손바람에 편승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도 문제이려니와,검은 과거사는 시치미뗀채 이제는 거꾸로 외압을 당했다고 태연히 들먹일 수도 있는 오늘의 정치현실이 과연 국민들에게 보여주는게 무엇일까. 여전한 후진정치의 악순환일 뿐이어서 정치혐오와 실망간 깊어질까 정녕 두려운 시점이다. ◆때마침 「대권」을 노리는 거물정치인들과는 달리 강원도 탄광촌의 해고 광원출신 도의원 성희직씨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거주지를 잠시 이탈,서울의 중국음식점에서 접시닦기를 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막장에서 고생하는 동료들을 위해 성실한 의정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성 의원의 청빈하고 야무진 자세에서 내일의 바람직한 정치인상을 누구나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거물 정치인이면 비전과 도덕성과 지도력쯤은 갖춰야 한다. 그렇지 못할때 도의원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원로의 지적처럼 나라마저 퇴락시킨다. 제발 성 의원의 자세에서 뭔가 깨달음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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