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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간 타협산물… 과도기 조정역/51인 평의회 의장 모자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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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간 타협산물… 과도기 조정역/51인 평의회 의장 모자디디

입력
199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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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쉬툰족 출신 온건파… 친 파키스탄계/국내 기반 취약,정치적 역량 발휘 주목시브가툴라 모자디디(65)가 이끄는 아프간 회교집권 평의회가 28일 붕괴된 나지불라 공산정부로부터 정권을 공식인수함으로써 14년간의 아프간 내전이 일단락했다.

앞으로 2개월간 「51인 집권평의회」를 이끌며 과도정부 대통령직을 맡게되는 모자디디는 평의회 10개 반군중 전력이 약세이며 온건파로 통해온 아프간민족해방전선(ANLF)을 이끌어 왔다.

한때 반군 지도자들중 자장 허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그의 이번 의장피선은 말 그대로 입장이 십인십색인 반군정파들간의 불가피한 타협의 산물로 보인다.

즉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며 노선상의 대립을 보여온 자미아티 이슬라미로 대표되는 온건파나 강경 헤즈비 이슬라미에서 선출되기 보다는 온건 약세 그룹에서 대표를 맡게함으로써 직접 대립을 피하자는 것.

바꿔말하면 평의회내 분열은 곧 아프간 평화정착 과정을 언제든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게하는 미봉책임을 의미한다.

특히 모자디디 의장은 강경파 실세인 헤즈비 이슬라미 지도자 헤크마티야르와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이로 미루어 보아 집권평의회측과 강경회교파간의 지속적인 충돌로 아프간의 「레바논화」 우려는 상존한다.

모자디디는 헤크마티야르가 과거 소련군이나 공산 정부군과의 투쟁보다는 무고한 양민과 반군전사들을 살해하고 집권에 혈안이 돼있다며 비난해왔다.

헤크마티야르 또한 그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행기로 카불에 입성할 경우 격추시키겠다고 경고한 바도 있다.

모자디디는 아프간 지배종족인 파쉬툰족이며 명망회교 가문출신으로 일찍이 카이로로 유학,유명한 알아즈하르 대학서 공부한뒤 귀국해 카불대학서 회교 철학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소련군 침공 전해인 78년 공산정권하에서 회교집권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일가족 75명이 처형당한뒤 파키스탄에 망명,ANLF를 이끌며 공산정권 및 소련군에 대항해 싸워왔다.

그는 89년 2월 소련군 철수후 아프간 망명정부 대통령으로 이미 선출된바 있으며 서방측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파키스탄측은 79년부터 지금까지 공산정권의 전복과 친 파키스탄 정권의 창출을 위해 「구미에 맞는」 반군세력들에게 거점을 제공해 왔으며 비교적 온건한 이미지의 모자디디를 국민적 후보로 부각시키기 위해 부심해왔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그에겐 국내 지지기반이 거의 없다는 점이 최대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2개월간의 과도 통치기간이 지난후 반군 최대 파벌을 가진 자미아티의 마수드가 급부상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태까지 파벌간에 장기간 타협이나 합의를 유지해본적이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독특한 정치문화를 감안한다면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교,종족,지역갈등은 물론 파키스탄,이란,중국 등 주변외세의 간섭,5백만명의 난민귀환,피폐한 경제재건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불안한 출범을 한 아프간의 평화정착을 향해 그가 과거의 투사가 아닌 정치가로서도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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