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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재벌 개편의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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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는 재벌 개편의지(사설)

입력
199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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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동안 공언해왔던 재벌그룹의 구조 및 경영방식 전환계획을 단행할 의지를 선명히 하고 있다. 정부의 계획은 재벌그룹들의 현행 문어발식 경영으로는 외국 대기업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지양하고 대신 투자를 전문업종별로 집중하여 국제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재계는 이 계획을 재벌그룹의 해체가 아닌가하는 의혹을 갖고 왔었고 최근 상의의 대정부 건의에서 이를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정부측은 지난 25일의 노태우대통령과 재계 7인의 간담회에서 이어 최각규부총리,이용만 재무장관 등의 연설 등을 통해 이 계획을 강행할 것을 명백히 했다. 우리는 국가경제 재발전략에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이 중대한 계획에 대해 정부측이 관철의 의사를 극명하게 한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어떠한 재벌그룹도 오해가 없도록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은 『재벌기업도 이제는 전문 주력업종을 선택,경쟁력을 높여가야지,사치성 서비스산업에까지 문어발식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용만재무는 지난 28일 청와대 보고에서 오는 7월부터 30대 재벌그룹의 비주력 계열사에 대해서도 지난 3월말 수준에서 상호지급 보증한도는 동결시키겠다고 했다. 주력업체는 이미 91년 10월말 현재로 동결돼 있다. 이 장관은 4월중 일단 실태조사를 매듭짓는다고 했다. 그는 우선 1단계로 7월부터 동결조치한뒤 2단계로 그룹별·업체별로 상호지급 보증한도를 자기자본의 일정비율(상호지급보증 지도비율)이내로 줄이며 3단계에 가서는 이 비율을 연차적으로 줄어나겠다는 것이다. 계열기업간의 지급보증은 재벌그룹들이 은행융자를 얻어다 쓰는 주요 수단의 하나다.

계열사가 서로 보증을 서도록함으로써 재벌그룹들은 사실상의 가공자본으로 회사를 신설해왔다. 문어발식 확장을 조장한 큰 요인이다. 재벌그룹측은 담보를 요구하는 한국의 금융관행으로 볼때 자금수요가 큰 그들로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역으로 계열기업간의 지급보증 축소를 문어발 경영을 막는 최선의 방책으로 생각했던 것.

이제 감축의 폭과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재벌 그룹의 저항이 여전히 강해질 것이 확실하다. 그 문제를 놓고 정부­재계간에 논란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부측이 재벌그룹이 수용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대의 강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재벌그룹들은 정치권과 제휴하여 정부의 「경제력 집중완화」 대책을 중화시키거나 지연시킬지도 모른다. 재벌그룹들이 정부의 계획을 수용하려는 자세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현 정권의 여명은 약 10개월,차기정권도 승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정착시켰으면 한다.

그런데 지난 3월말 현재 30대 재벌그룹의 주력업체(76개)의 상호지급 보증 규모는 약 43조원이며 비주력업체를 포함하면 약 1백10조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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