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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라고 만든 종합상사/이젠 “수입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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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라고 만든 종합상사/이젠 “수입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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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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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면 뭐든지” 올들어 50%나 급증/국내중기 무더기 도산등 큰 부작용/정부 폐지포함 제도개선 검토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할 종합무역상사들이 돈벌이에만 집착,본업인 수출은 뒷전으로 한채 마구잡이식 수입에만 열중,값비싼 사치품이나 싸구려 잡제품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들여오고 있어 무역수지 악화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무더기 도산 및 외국상품의 시장잠식 확대와 과소비 조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파행적인 종합상사 영업행위를 바로 잡기위해 수출입업무와 관련,상당한 특혜를 주고 있는 종합상사제도의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4분기 동안 삼성 현대 대우 등 국내 7대 종합상사의 수입은 30억8천9백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50.9%가 늘어나 같은 기간내 전체수입증가율(6.6%)을 8배나 앞질렀다. 일부 상사의 경우에는 수급증가율이 무려 1백10%에 달했다.

더욱이 종합상사의 수입품이 원자재나 중간재에 그치지 않고 쇠고기 바나나 생선에서 부터 신사복 전화기 자동차 등 공산품은 물론 조미료 신발 완구 문구류 비디오테이프 등 국내에서도 물량이 남아도는 잡제품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여오고 있어 각 상사별 수입품목은 최소 3백여개에서 많게는 1천여품목에 이르고 있다.

지난 75년이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성장해온 종합무역상사가 최근들어 이처럼 무분별한 수입에 나서자 정부는 종합상사의 잡화상식 수출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상사들이 수출보다는 수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중시,전면적인 종합상사 제도 개편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상사들은 이같은 수입행태에 대해 그룹내 수입창구의 단일화와 수출채산성 악화에 따른 보전책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종합상사의 수익성 보전보다는 국내 전 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더욱 크고 수입품목중 소비재의 비중이 적지 않은데다 수입금액이 엄청난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상사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4분기 동안 (주)대우는 4억7천5백52만달러어치의 외제품을 수입,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백16.7%의 엄청난 수입증가세를 기록하고 있고 삼성물산도 이 기간중 8억2천9백만달러의 수입으로,72.1%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현대종합상사는 상사중 최대수입액인 12억2천4백만달러에 달해 증가율이 56.5%였고 쌍용의 수입증가율은 27.5%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럭키금성사나 효성물산·선경 등은 지난해보다 5% 내외의 소폭 감소세를 보였으나 종합상사의 전체 수입증가세를 둔화시키기에는 역부족 이어서 7대 종합상사의 올 1·4분기중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6% 늘어났다.

이같은 높은 신장세와 함께 종합상사의 수입품목중 소비재의 비중이 점차 늘고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합상사 수입품의 대종은 여전히 원자재 수출용 자재로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수입자유화 추세와 함께 조미료 등 식료품과 신발 가구 완구 운동용구 문구류 등 생활용품,냉동대구 등 어류,한약재,보일러 등 거의 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특히 전자게임기 전자총 등 전자오락기구와 보트,유람선,자동차 등 과소비 조장품목을 수입하고 있고 컴퓨터,카셋,신사복 등 자사 생산제품과 동일한 제품까지 수입,제닭 잡아먹기식 영업도 하고 있다.

(주)대우의 지난 1·4분기중 생활용품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5백70%나 늘었고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럭키금성상사는 신사복의 수입에 나섰고 삼성물산은 비디오테이프를 수입,편당 2천원에도 못 미치는 비디오테이프의 배급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출을 선도해야 할 종합상사가 이처럼 국가경제에 폐해를 끼치면서까지 수입에 열중하고 있는데 대해 경제계에서는 『기업의 이익도 좋지만 벼랑에 선 우리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종합상사가 수출전선의 첨병이라는 본연의 위치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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