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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분위기 바로잡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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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분위기 바로잡자(사설)

입력
199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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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난기류에 부딪칠 조짐이다. 이종찬후보측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의원을 상대로 합동연설회를 가져야하고 전당대회장에서 합동정견 발표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뒤이은 공세를 폄으로써 경선분위기가 감정대응 차원으로 과열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것이 어차피 표의 대결이어서 총력전을 펴다보면 예기치 않은 다툼이나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고,민주주의 선거라는 것이 다소 시끄러워지는 것이 상식인만큼 양측의 신경전을 아직은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경선절차에 관한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원만히 조정되지 않고 이판사판식으로 에스컬레이트 될 경우 국민이 바라는 축제경선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우리는 왜 이러한 쟁점이 이 시점에서 돌출하게 됐는지,그 공방의 배경이나 속셈이 어떠한 것인지,어느쪽의 주장이 더 옳은 것인지를 섣불리 속단하기가 어렵다. 당내외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킨데다가 양측의 정략이 뒤섞여 있어 딱부러지게 충고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나서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고 양측은 물론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중재안이나 절충안을 내는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자당은 시야를 더 넓게 잡고 경선을 집행시킬 수 있어야 한다. 후보자들의 정치사활이 걸려있고 집권당의 정권재창출 여부가 걸려있기 때문에 경선이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경선은 어디까지나 경선이다. 대선으로 가는 예비선거에 불과하다. 지나치게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나 부작용이 확대되거나,경선분위기가 변질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이 나라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후보자들은 좀 더 의연해져야 한다. 경선후에 대선이 다가오고 대선이 끝난뒤에도 정치활동을 계속할 입장임을 한시도 잊으면 안될 것이다. 분위기가 진흙탕 싸움으로 가서는 누구에게나 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경선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볼때 첫 단추부터 잘 끼워져 왔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참고 지켜보는 것은 첫번째 집권당 경선이니만큼 정치 수준상 만점이 어렵다면 합격점이라도 내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바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상태로 가다가는 아예 경선이 없었던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이번 경선은 자유경선의 개념이 끝까지 쟁점이 될 소지가 크다. 이 쟁점은 승자가 누가 되든 무거운 짐이 될 수가 있다는 점에서 일과성의 문제가 아니다. 역시 경선을 관리하는 쪽에서 후유증을 극소화 시키는 방향으로 배려·조정해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본다. 자기편만 옳다는 식의 말싸움으로 공허하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경선분위기를 살려나가는 노력을 최대한으로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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