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군의 1주기 추모행사 열풍이 지나간 명지대에는 이 학교 용인캠퍼스 조용 학생과장(50)의 분향소가 마련돼 교직원들의 마음을 아프게했다.조씨는 지난달 22일부터 강군 추모행사와 관련,철야근무를 해오던중 지난 23일 하오 8시께 가두행진을 한 학생들을 따라 연희동까지 갔다 시위대를 설득해 학교로 되돌아 온뒤 운동장스탠드에서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져 사경을 헤매면서도 의식이 돌아올때마다 『상황이 어떠냐』며 행사를 걱정했으나 강군 추도식이 진행중이던 25일 낮 12시께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었다.
지난 90년 3월부터 학생과장직을 맡은이래 철야를 밥먹듯 했던 그는 지난해 강군 폭행치사사건 당시에는 경찰과 유가족들의 틈바구니속에서 고역을 치렀다.
대학후배인 강군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또다른 희생을 막아야하는 부담감에 시달렸던 조씨는 올해에는 학생과 경찰간을 쉴새없이 오가며 중재안을 마련해냈다.
학생들의 교문밖 진출을 봉원천봉쇄하겠다는 경찰을 설득,모래내시장까지 양보를 얻어내고 학생들에게도 평화시위를 극려 당부했었다.
다행히 이번 추모행사는 한차례의 가두 시위외에는 큰 불상사없이 끝났다. 평소 그와 다투어 오면서도 가까워졌던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뒤늦게 부음을 접하고 용인 캠퍼스에 분향소를 설치,조문을 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명지종합병원의 빈소에서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에 망연 자실했던 부인(46)은 학생들의 조문에 어리둥절해 했다.
조씨의 장례는 28일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비록 일부 학생들이 『학생들의 행동에 사사건건 반대하며 학생과 직원을 비상근무시킨 학교측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의 죽음이 대학인 모두에게 반성의 계기를 준것만은 분명하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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