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전용도등 탓 보험안돼/혼수 6일째 치료비 “걱정”/김명호씨 21일 3·1고가서교통사고 현장에서 또다른 사고를 막기위해 교통정리를 하던 택시운전사가 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으나 「사고 지점이 자동차 전용도로인데다 불가항력적 이유로 중앙선을 넘은 경우」라는 이유로 가해자측이 보험청구도 할수없어 치료비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상오 6시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3·1고가도로 하향램프에서 일어난 6중 추돌사고 현장에서 교통정리중 차에친 성진택시소속 운전사 김명호씨(29·서울 도봉구 수유4동 563의 41)는 서울 고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6일째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사고현장을 목격한 김씨는 사고가 난 것을 모른채 고속으로 램프를 질주해 내려오는 후속차량에 이같은 사실을 알려 또다른 사고를 막기위해 차도 한가운데에서 교통정리를 하던중 그만 추돌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온 성화택시소속 서울4파 381×호 택시에 치여 쓰러졌다.
고려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오른쪽 다리가 부러진채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새벽 잠자리에서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병실로 달려온 부인 손용숙씨(25)는 입원비계약금 30만원을 구하지 못해 가까스로 시숙과 남편친구 2명을 보증인으로 세우고 입원수속을 마쳤다.
막노동일을 하다 뒤늦게 운전을 배워 택시운전을 시작한 김씨와 4년전 만나 부엌하나만 겨우 딸린 단칸셋방에 살며 더 나은 보금자리 마련을 꿈꾸며 결혼식도 미뤄왔던 손씨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사고지점이 자동차전용 도로인데다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중앙선을 넘은 경우에는 고의적 중앙선 침범으로 볼수없다」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의 규정때문에 김씨를 친 운전사와 소속회사가 책임이 없어 보험청구도 할수없기 때문이다.
김씨가 소속된 성진택시측도 『김씨가 1년4개월동안 사고한번 내지않고 성실히 제몫을 해온 모범사원』이라고 안타까워 하면서도 치료비를 도와줄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연쇄적으로 일어날 사고를 막으려고 뛰어든 의로운 행동에 대한 보상을 아무데서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시민정신을 발휘하다 생명이 위태롭게된 사람을 도와줄 곳이 없는 현실이 슬프다』고 한숨짓는 부인 손씨는 『하루 10여만원씩 쌓여가는 치료비도 문제지만 남편이 제발 정신을 되찾기나 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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