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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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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선수들의 심장은 정상인들의 심장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1백리(40㎞)를 넘는 거리서 경기를 펼치는 마라톤선수들은 훈련과정서 하루평균 1백㎞ 이상을 달려야 하며 그러한 훈련을 축적하다보니 심장이 커지고 기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정상인 보다 월등히 커진 마라톤선수들의 심장을 스포츠의학자들은 스포츠심장이라고 부른다. ◆바둑·장기·체스 등은 이른바 두뇌스포츠다. 운동량이 많은 마라톤선수들의 심장이 정상인과 다른 스포츠심장이라면 두뇌활동이 많은 이들 두뇌스포츠 전문기사의 두뇌는 정상인과 어떻게 다를까. 일본의 한 대뇌생리학자는 일본장기프로기사들의 협조를 얻어 대국중 전문기사들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인간의 대뇌기능은 좌우로 분리되어 좌뇌는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우뇌는 감각을 통제한다. 이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프로기사들은 한결같이 대국중 좌뇌가 왕성한 활동을 벌여야 하는데 실제는 그 반대였다는 것이다. 대국중 뇌활동을 나타내는 베타파가 우뇌에서 왕성하게 나왔다고 한다. ◆그에 비해 아마추어들은 아무리 강호라고 해도 대국중 우뇌를 쓰지 않고 좌뇌를 쓴다고 한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란 결국 수잃기를 우뇌로 하는냐,좌뇌로 하느냐인데 암산의 명인들도 프로기사나 마찬가지로 복잡한 수치의 암산을 좌뇌가 아닌 우뇌로 한다는 것이 뇌파측정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나 프로기사들이 좌뇌를 전연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뇌로 수읽기를 하던 프로기사들도 위기에 몰리거나 장고를 할때에는 좌뇌가 왕성하게 움직인다. 그래서 형세가 유리한 기사는 우뇌를 많이 쓰고 형세가 불리한 기사는 좌뇌를 많이 쓴다는 것이다. 프로의 경지란 정상인들이 심사숙고 끝에 간신히 찾아내는 수를 감각적으로 체질화시키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타개의 묘수를 찾아낼때에 두뇌를 활용한다는 결론이다. 프로기사들의 체질이 그러하다면 정치프로,경제프로들의 체질과 생리는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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