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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음악/신종산업 국내상륙/“분위기로 생산성·구매욕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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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음악/신종산업 국내상륙/“분위기로 생산성·구매욕 높여줍니다”

입력
199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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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계열사서 개척나서/방송장비·8,000여곡 프로그램 팔아/수년내 300억 규모 시장 형성 전망아침햇살이 창가에 부서지는 어느 대기업 사무실. 메리 오스몬드의 「페이퍼로즈」(종이장미)가 사내스피커를 통해 잔잔히 흘러나와 상큼한 기분으로 막 출근한 직원들의 사무의욕을 한결 돋운다. 같은시간 이 회사 공장스피커에서는 폴모리악단의 리드미컬한 경음악이 기계돌아가는 소리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근로자들이 절로 손바람이 난다. 대형공장 사무실 등 각종 사업장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특수배경음악 시스템을 생산·공급하는 이른바 「환경(배경) 음악산업」이 최근 국내에 등장해 흥미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백그라운드 뮤직의 알파벳 약자를 따 BGM 산업이라고도 불리는 환경음악산업은 미국 일본 등 선진외국에서는 이미 수십년전에 발아,이제는 수백억∼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꽃이핀 성장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여태껏 미개척 불모지로 남아있던 신종산업.

이같은 환경음악 산업을 최근 국내 재벌그룹계열사가 처음으로 도입,사업개척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음악산업은 음악이 사람의 기분이나 주변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사업장에 적용시킨 일종의 아이디어산업이다.

각 사업장의 유형,특성에 맞는 무드음악을 근무시간 내내 사내방송을 통해 틀어줌으로써 직원들의 작업능률을 향상시키거나 고객들의 구매의욕을 촉진,결과적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올려주는 것이 환경음악산업의 목적. 기업이 대형화·고도화될수록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일류사회일수록 배경음악을 이용한 「분위기잡기」에 관심을 쏟아 호텔 백화점 은행 공장 사무실마다 사업장 특성에 맞춰 그것도 상·하오 등 시간대별로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연출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음악 연출에 필요한 하드웨어(방송장비)와 소프트웨어(방송테이프 및 프로그램)를 생산­공급­관리해주는 전문업체들이 외국에선 성업중이다.

이같이 국내에서는 지극히 생소한 미개척지인 환경음악산업에 최근 해태전자가 뛰어들었다.

해태그룹 계열사인 이 회사는 지난해 환경음악사업 전담부서를 발족,그동안 국내외 시장조사,기술 및 시설확보 등 준비작업을 해온 끝에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가 은행 백화점 공장 등 국내 대기업들을 상대로 수주상담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현재 해태전자를 통해 사무실 공장 등에 환경음악 도입을 검토중인 회사가운데는 재벌그룹계열사인 L전자회사 S무역회사 H종합상사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태전자는 현재 8천여곡의 환경음악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있는데 클래식 대중가요 팝송 등 기존음악들을 사업장 특성에 따라 재구성하거나 새로 편곡한 것들이다. 이와함께 장시간 작동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고 무인자동작동이 가능한 BGM전용플레이어도 개발,수요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는 방송시스템을 설치해주고 테이프 등 소프트웨어를 공급,사후관리까지 한다는게 해태전자의 사업계획이다.

이 회사의 황수근부장은 『환경음악은 사업장에 적합한 환경을 극대화,매출증대·능률향상·사원스트레스 해소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외국에서는 필수적인 현대경영기법중 하나』라며 『국내에서도 오는 90년대 중반에가면 2백억∼3백억원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 현재 도요 BGM사 등 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6백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등에서도 경쟁업체간 각축전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국에서의 조사결과 사무실에 환경음악이 흘러나올때 사무원의 컴퓨터 키펀치수가 늘어나는 등 뚜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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