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짐」 짊어진 마지막 총독 수락/말기적 무질서 극복 등 “일솜씨” 관심【홍콩=유동희특파원】 지난주 존 메이저 영국 총리로부터 홍콩 총독직을 제의받은 이래 프랑스의 휴양지에서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던 크리스 패튼 영국 보수당 당의장(47)이 24일 마침내 총독직 수락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패튼은 대영제국의 마지막 식민지 최후의 총독으로서 홍콩땅에 1백50여년간 휘날려온 「유니온잭」(영국기)의 영원한 하기를 지켜보는 역사적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보수당의 선거본부장을 맡아 연속 4기 집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패튼에게 있어 홍콩 총독직은 「계륵」과 같은 것이었다. 총리보다도 많은 보수와 막강한 권한,그리고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된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중앙정치 무대로부터 5년동안 떠나 있어야하는 손실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지난 총선에서 의석을 상실했지만 보궐선거를 통해 조기에 의원직에 복귀하는 한편 총리를 꿈꾸는 그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더 낫다는 주변의 충고가 그를 망설이게 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총독직을 수락했다.
그 배경은 마지막 총독이라는 「역사적 자리」가 그의 「정치 방학」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영국에 대해 인도인들은 적대적이었으나 마지막 총독인 마운트 배튼경에 대해서는 그가 70년대 초 아일랜드공화국(IRA)의테러로 숨졌을 때 전 관공서에 조기를 내걸 정도로 그 역할을 높이 평가했었다. 패튼이 홍콩의 마운트 배튼경이 될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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