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저렴”… 「예거90」 계획서 선회/“실전능력도 탁월” 연방정부 앞장/공군등 일부선 “수명짧다” 반대 움직임도【베를린=강병태특파원】 구소련의 미그29 전폭기가 독일과 제3세계권의 차세대전투기 후보로 부상,서방메이커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구동국군의 미그29기 24대를 보유한 독일은 공군의 반대를 제치고 미그29기를 계속 운용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최근 추가돌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통일전 낡은 F4팬텀과 나토공군의 주축 토네이도기를 대체,동독과 소련의 미그29에 맞설수 있는 차세대전투기 「예거(JAEGER)90」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계획은 통일후 방예산감축때문에 보류된 상태다. 안보위협이 사실상 소멸한 상황에서 한대당 2억마르크(약9백억원),총 3백억마르크(13조5천억원)가 소요되는 이 계획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회의가 높은데 따른것. 다만 공군과 국방부군비국 전투기독점생산업체인 다이믈러 벤츠그룹의 Dasa 등이 『예거90 계획을 취소하면 항공군수산업의 고용유지와 기술수준향상에 결정적 타격을 준다』고 주장,논란을 계속해 왔다.
국방부를 제외한 정부와 의회쪽에선 미그29를 차세대주력기로 미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그29 도입이 훨씬 경제적이고 성능도 손색없다는 평가에 따른것.
최근 연방예산청은 미그29기에 관한 비밀평가보고서에서 유지비용이 F4팬텀기의 3분의 1에 불과한데 비해 성능은 서방의 최신예 기종인 미 F15 F18이나 프랑스제 미라주 2000에 필적한다고 평가했다. 미 공군과 독일공군의 테스트에서 조종성 상승력 가속성능 등 모든 기능에서 최고수준임이 확인됐다는 것.
특히 전투기의 생명인 화력통제장치 「헬멧조준경」을 갖고있어 실전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상영화에나 등장해 온 헬멧조준경은 적기를 추격,미사일발사를 유도하는데 레이더의 표적조준 스크린이 조종사의 헬멧전면에 안경처럼 부착돼 있고,조종사가 표적의 움직임을 따라 기체를 조종할 필요없이 조준스크린을 보며 머리를 움직이기만 하면 미사일을 표적에 조준할 수 있다.
공군측에서는 이같은 탁월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미그29기는 정비편의성과 안정성에 치중,쌍발엔진이 단순한 구조로 돼 있어 엔진수명이 비행시간 8백시간에 불과한 점과 전자항법장치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연방예산청 등은 이를 예거90계획고수를 위한 「험담」으로 치부한다.
내구비행시간 1천2백시간짜리 엔진이 있고,다른 전투기들처럼 엔진을 계속 교체하면 공군수뇌부의 평가로도 기체자체의 내구비행시간을 4천5백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 여기에 통상전투기의 연간비행시간이 1백20∼1백50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01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전자항법장치도 추가장비장착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고,신형 미그29C기는 레이더 등이 서방최신예기와 대등하다는 것이 객관적 평가다.
이에따라 연방정부의 예거90 계획평가위원회도 예거계획폐기와 미그29추가 도입을 지지한다.
독일측은 미그29기 도입대금을 대러시아채권상환금과 상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러시아측이 제시한 가격 등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는 외화획득을 위해 말레이시아 등 제3세계권에 미그29기를 대등한 성능의 F15 등 서방기종의 절반내지 3분의 1 가격에 팔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렇게 되자 미국 등 서방메이커들은 군사전문가들과 언론을 동원,독일공군과 같은 식의 미그29기 결점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에 이어 말레이시아가 미그29기를 차세대 주력기로 채택할 경우 아시아 중동 남미국가들에 값싼 미그29기 선호가 확산될 것에 다급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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