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용부대 장교부인회정무2장관 환담/굳은살 두손 맞잡고 함박웃음/“인력마저수입 씁쓸…전사회 파급 기대”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싫어하는 「3D현상」이 사회문제화되고있는 가운데 작업복을 입고 기름때를 묻혀가며 선풍기모터를 만들어내고있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육군충용부대 장교부인회(한국일보 4월7일자 조간19면)임원 8명이 24일 상오 11시30분 정부종합청사 정무 제2장관실을 방문했다.
이들을 초청한 김갑현장관은 벌써 굳은살이 박힌 이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반겼다.
『정말 소중한 일 시작하셨습니다』 『애끓는 마음에서 우리끼리 조용히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장교부인들은 2시간여의 환담과 오찬에서 일하는 즐거움을 저마다 쏟아놓았다.
충룡부인회가 「보람의 장」이라고 이름지은 공장에서 선풍기모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10일.
우리 사회에 만연된 생산직 기피풍조의 여파로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있는 부대인근 농공단지를 내손으로 살려보겠다는 뜻에서 회원 20명은 부대내 30여평의 탁구장을 공장으로 개조,선풍기 생산업체인 지남엔지니어링(대표 김종국·40)의 모터조립라인을 세우고 노동력을 보태기 시작했다.
컴프레서와 에어프레스,테스터 등 난생 처음보다는 작업기기들을 붙잡고 당황하기도 했으나 곧 작동기능을 익혀 하루 1천2백∼1천4백개,지금까지 3만개의 선풍기모터를 만들어 냈다.
매일 상오 9시에 출근해 하오 5시까지 작업하고 40여만원의 보수를 받지만 이들은 일손을 못구한 우리공장들이 인력을 찾아 동남아 등 외국까지 나가는 현실에서 주부의 손으로 인력난을 덜어주었다는 자부심에 마냥 뿌듯하기만하다.
김 장관은 『기사를 읽고 너무나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경제난의 타개가 국가적 과제로 등장한 현실에서 군인가족들이 앞장서 생산활동에 나선다는 것을 보고 우리여성들의 생산활동 기여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부대참모장 부인 권경희씨(40)는 『무섭게 돌아가는 드릴을 보고 처음에는 겁을 집어먹기도 했지만 우리엄마들이 나란히 서서 하나씩 하나씩 조립한 부품들이 모터완성품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그렇게 기쁠수 없었다』면서 『1%의 불량률도 없게 재조립과정을 거쳐 1백% 완성품을 만들어 낸다』고 자랑했다.
처음엔 미심쩍어하던 업체측도 이들의 숙련도가 일취월장하는데 대해 『고급인력』이라고 칭찬하더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김 장관과 참석자들은 박수를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 장관은 『그렇지 않아도 우리 부처에서 계획중이었던 일을 여러분들이 먼저 시작해주어 너무 기뻤다』면서 『앞으로 각 군 참모총장 부인들을 포함한 전 군인가족에게 경제활동 참여운동이 확산되고 나아가 공무원사회 전체로도 파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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