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급 잇단 접촉 “빨라진 행보”/결단후 행동통일에 관심 쏠려민자당내 두 후보 진영의 세확장 경쟁이 날로 가열되고 있는 와중에도 줄곧 관망자세를 견지해왔던 김종필 최고위원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져 고심의 선택순간이 임박했음을 느끼게하고 있다.
김 위원은 지난 21일 『후보등록 마감일이 오는 26일로 박두한 만큼 여러가지로 바빠질 것』이라며 자신의 거취표명 시기가 다가왔음을 시사한데 이어 24일에는 공화계의 핵심측근인 김용환·이대엽·조부영의원과 최재구고문을 급히 당사로 호출,개별면담을 갖고 계파장래와 관련한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그의 장고가 끝내기 단계에 들어서 있음을 입증했다.
이날 김 위원을 면담한 의원들은 김 위원과 「선택」 방향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YS지지」쪽으로 견해를 같이하는 한편 결단의 시점과 관련해서도 한결같이 『이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며 내주초께 나올 수 있다는 감을 받았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강력히 뒷받침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당내의 관심은 이제 김 위원의 「선택」이후 공화계의 행동통일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의 장고가 계속되는 동안 공화계 소속의 일부 대의원들은 계파차원의 거듭된 중립결의에도 불구,두 후보진영의 포섭작업으로 인해 또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특정후보의 추천서명에 가담하는 등 이미 노골적인 개별행동 움직임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점차 자신의 호불호를 뚜렷이 하고 있어 김 위원의 최종결단이후 그에 반하는 대의원들에 대한 견인작업이 녹록치 않은 김 위원의 부담이 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모두 29명인 공화계 의원들이 두 후보에 대한 선호경향은 대체적으로 중진급의원들이 김 대표쪽에,대전·경기·충남 등 중부권 초·재선의원들이 이종찬의원쪽에 쏠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먼저 경선초반의 세우위를 보이고 있는 김 대표를 지지하는 측은 김 대표와 경남고 동기인 최재구고문을 비롯,김용채 이병희 이대엽 구자춘의원 등 중진과 중부권의 조부영·이택석의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게 정설.
이들은 모두 「대세」를 지지명분으로 삼고 있는데 오랜기간에 걸친 김 위원과의 교감을 내세워 선택방향에 나름의 확신을 갖고 있다.
이 의원 지지자들은 일단 수적인 면에서 김 대표쪽보다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중진급에서는 유일하게 김용환의원이 그 선두에 서있고 신오철 윤성한 김홍만 박충순 이인구 김문원 최무룡 정일영 유재기 김제태의원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중 이인구의원의 경우는 일찌감치 반YS입장을 공표하고 같은 성향의 대의원 15명을 선임했는가 하면 대전의 대의원들은 상당수가 이미 이 의원 추천서명에 참여한 상태이다.
○…공화계 관계자들은 중부권의 이같은 성향은 엄밀히 말해 이 의원에 대한 적극적 선호라기 보다는 영호남간 지역감정에 대한 반발과 세대교체 옹호분위기가 팽배한데 따른 반YS 정서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계 내부에서는 김 위원이 만약 김 대표를 선택한다면 전체 공화계 대의원중 70% 정도의 결속이 가능한 반면 이 의원의 손을 들어줄 경우는 90%까지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분위기대로 김 위원이 김 대표 지지를 표명한다면 김 위원은 일정부분 세이탈의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는 상황분석이고 이 대목이 바로 새롭게 부각된 김 위원의 고민이다.
김 위원 측근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대의원들의 성향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정견표명 차원일뿐이므로 김 위원의 결단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며 그간의 「집안단속」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당황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탈표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김 위원이 직접 나서 위원장들과 대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게 당내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동안 나타난 공화계의 운영양태를 감안할때 위원장들은 물론 저변의 대의원들까지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 위원 한사람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14대 총선에서도 나타났듯이 김 위원의 충청권에 대한 장악력이 예전에 비해서는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어서 과연 그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보아야 할 것 같다.
특히 김 위원의 선택이 김 대표로 귀결될 경우 진통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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