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윈 건재속에 탄 쉬웨 장군 총리직 승계/군사통치 철폐 요구 학생봉기 확산예고【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미얀마 군사정권의 핵심지도자인 사우 마웅 장군(63)이 지난 23일 건강상의 이유로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 의장에서 사임함으로써 미얀마 권력핵심부의 변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무자비한 탄압정권」으로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는 미얀마 군사독재정권의 최고지도자인 사우 마웅의 사임은 발표대로 「건강상의 이유때문」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는 최근 신경성 질환이 악화,정신이 혼미한 상태에 있었고 술취한 사람같이 말도 제대로 못해 연설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수개월간 그의 정치적 기반도 급속히 악화,겸직하던 국방부장관직도 이미 내놓은 상태였다.
미얀마 라디오방송은 그의 퇴임과 관련,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완벽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볼때 그는 겸직하고 있던 군총사령관 총리 대통령직도 내놓은 것이 확실하다.
그의 사임에 따라 일단 통치의 핵심기구인 SLORC 의장에는 군사령관·SLORC 부의장·국방군부 총사령관·국방부장관 등 여러 요직을 맡고 있던 탄 쉬웨 장군(58)이 승계했다. 그가 권력실체인 군총사령관직에도 앉을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
그러나 사우 마웅의 퇴임과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은 인권탄압의 장본인으로 군부권력기구내에서 「실세」로 알려진 군 정보사령관 킨 뉴ㄴ트 장군이다. 킨 장군은 사우 마웅의 연설을 주로 대신해 왔고 아직도 배후에서 정치를 조정하고 있는 절대권력자 네윈의 「분신」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모든 군요직에 자신의 충복을 심어놓는 등 권력기반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따라서 이번 개편작업에서 그의 위상변화가 주목된다.
사우 마웅 등 군부지도자들은 지난 88년 9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봉기를 무자비하게 유혈진압,정권을 탈취한 뒤 등을 돌린 국민을 상대로 공포탄압정치를 계속해오고 있다.
지난 90년 5월 실시된 총선에서 민주세력의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여사가 이끄는 국민민주연합(NLD)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나 정권이양을 거부한채 민주인사들을 탄압,세계각국뿐 아니라 국민들로 부터 고립돼 있는 상태.
궁지에 몰린 군사정권은 도리어 도탄에 빠닌 국민생활은 무시한채 정권유지와 주변국가에 대한 견제를 위해 1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무기를 사들여 탄압통치를 강화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방글라데시 국경지대인 아라칸지방의 「로힌갸」 회교도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20만명의 피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해 미얀마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부각됐다.
또한 태국 국경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카렌반군 요새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강화,카렌 게릴라들이 넘어간 태국 영내까지 들어가 전투를 벌이다 태국군과도 무력충돌해 미얀마에 우호적 입장에 있던 태국마저도 등을 돌린 상태다.
게다가 연초 경직된 상황속에서도 학생봉기가 발생하는 등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는 내면적으로 갈수록 팽배해 언제 다시 민중봉기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우 마웅의 퇴임에 따른 권력구조의 개편으로 당장 어떤 정치적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병석에 누워서도 정권을 요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네윈이 군부에 갖는 영향력은 아직도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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