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총리 대처리즘 이탈 홀로서기 “섭섭”/정적 헤즐타인 중용에 누적 불만 폭발한듯「대처리즘」인가 「메이저리즘」인가. 지난 총선에서 연속집권에 성공,지도력을 입증한 존 메이저 영국총리에 그의 선배이자 전 총리인 마거릿 대처가 『보수당의 근본정책은 내가 세워놓은 것임을 잊지말라』고 일갈,영국정가에 새로운 파문이 일고있다.
대처 전 총리는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27일자)에 기고한 「내업적을 손상하지 말아라」라는 제목의 두쪽짜리 글을 통해 『메이저리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메이저는 보수당 정강의 원칙속에 제한되어 있는 인물일 뿐이다』라며 메이저 총리를 가치절하 시켰다.
반면 『대처리즘이야 말로 이론을 현실에서 구현한 올바른 노선으로 내가 죽은뒤에도 하나의 사상으로 영구히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의 공적을 치켜세웠다.
대처 전 총리는 또 『언제부터 메이저가 독자노선을 걷는 인물이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메이저 총리에 대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대처 전 총리는 『만일 메이저 총리가 산업정책에 국가의 힘을 개입시킨다면 영국경제는 또다시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메이저 정권의 경제정책도 싸잡아 공격했다.
재임시 자신의 소신대로 정책을 밀고나가 「철의 여인」 또는 「철나비」로 불렸던 대처 전 총리가 이처럼 후임자를 깎아내리게 된 것은 90년 11월 총리직 퇴임이래 누적됐던 불만이 지난 9일 각료임명을 계기로 폭발한 때문이란 관측이다.
11년반동안 유지했던 권좌에서 물러나게된 대처는 자신의 노선을 승계해줄 수 있는 후임자를 원했고 메이저는 바로 자신이 키운 「대처의 황태자」였다.
따라서 당수 선출과정에서 부터 대처의 영향력 아래 자라온 메이저로서는 그녀의 그늘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과제였다. 대처가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주민세를 폐지하고 유럽공동체(EC) 통합문제에 있어서도 보다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온게 「탈대처」 정책의 시발이었다.
더욱이 이번에 새로 무역산업 장관이라는 증책을 맡게된 마이클 헤즐타인 전 환경장관은 지난 90년 11월 당내 반대처 반란을 주도해 결국 그를 당수직에서 끌어내린 인물이어서 대처 전 총리의 심기는 더욱 불편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보수당의 대모격인 대처가 미국의 시사주간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공격을 해온데 대해 메이저 총리는 비롯한 보수당 인사들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당사자인 메이저 총리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월리엄 포웰 의원은 대처 전 총리가 보수상의 총선승리에 「자신의 외투를 입히려 한다』고 비난했다.
보수당내에는 대처의 주장을 옹호하는 당원도 적지 않다. 많은 보수당원들은 아직도 대처 전 총리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지난 총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당을 위해 움직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대처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녀의 업적을 인정하면서 진정으로 현명한 지도자는 언제나 침묵할줄 알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처의 치마폭에 감싸인 아이」라는 언론의 비아냥을 들어온 메이저 총리의 홀로서기가 주목된다.<김지영기자>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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