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특수절도혐의로 붙잡은 최모씨(21·서울 도봉구 도봉1동) 등 의류창고털이범 5명의 신병처리문제로 고민했다.최씨는 어머니 이모씨(47)가 운영하는 의류업체 창고에서 재고의류 1백50점(시가 1천2백만원 상당)을 훔쳐 정모씨(32) 등 재고납품업자 4명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으나 친자식이 어머니 소유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긴 사실이 절도에 해당되느냐로 논란이 일었다.
3년전 고교를 중퇴한 후 별다른 일거리없이 지내던 최씨는 최근 어머니의 옷가게에서 월30만원씩을 받고 일해왔다.
지난달말께 재고품을 덤핑으로 사다가 도매시장에 넘기는 정씨 등 4명이 어머니를 찾아와 거래를 하려다 가격이 맞지않아 그냥 돌아가자 최씨는 어머니 몰래 정씨 등에게 접근했다.
지난해부터 사귀어온 연상의 애인과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최씨는 어머니 몰래 장롱서랍서 창고열쇠를 꺼내 지난달 20일 하오 4시께 도봉구 도봉1동 의류창고문을 열고 들어가 옷가지 1백50점을 정씨에게 건네주고 6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보름도 안돼 데이트 비용으로 돈을 모두 탕진한 최씨는 지난 21일 정씨에게 『옷을 더 넘기겠다』고 다시 제안,이날밤 야음을 틈타 역시 어머니가 운영하는 강남구 신사동 의류매장으로 정씨 등을 데려갔다.
튼튼한 자물통이 채워진 매장문을 열지못한 최씨는 열쇠센터에 자물통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가 수상히 여긴 열쇠공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재고품 도둑을 붙잡았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달려간 어머니 이씨는 아들이 범인이라는 사실에 그만 넋을 잃었다.
이씨는 『용돈을 위해 부모 재산을 훔쳐낸 아들을 키운 것은 부모탓』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고민 끝에 최씨를 절도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이날밤 일단 어머니에게 돌려보낸 경찰은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며 혀를 찼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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